말소리튜닝 32
여러분 숨을 멈춰보세요.
그리고 '나무'를 말해 보세요.
말소리가 만들어집니까?
"나~무~"하고 들리나요?
아마도 붕어처럼 입만 뻥긋뻥긋하고 있을 겁니다.
이번에는 숨을 내쉬 쉬세요.
그리고 '나무'를 말해 보세요.
"나~무~" 소리가 들리나요.
네, 들립니다.
숨을 들이쉬면서도 해보세요.
'나무' 소리가 정상적으로 들리나요?
아니요. 이상해요. 숨넘어가는 소리로 들려요.
이처럼 또렷한 우리말소리는 숨을 내쉴 때에 만들어집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어느 부족은 숨을 들이쉬면서 내는 말소리가 있다고는 하는데, 신기한 재주를 지닌 사람들입니다.
호흡, 그중에서도 내뱉는 숨이 우리말 소리 생성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나~무~" 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3단계로 관찰해 봅시다.
첫 번째 단계입니다.
폐에서 숨을 내뱉습니다. 공기가 기도를 타고 올라옵니다. 공기의 흐름이 생겼습니다. 이게 날숨입니다.
이 단계를 전문 용어로는 '발동' 과정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단계입니다.
이 날숨이 성대를 지나갑니다. 이때 성대가 진동하면서 울립니다. '성대 진동음'이 생깁니다. 이 단계를 전문 용어로 '발성' 과정이라고 합니다.
이 성대 진동음은 목구멍을 지나면서 더 크게 울립니다. 이게 목소리입니다. 성대와 목구멍의 모양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목소리도 다릅니다. 이때까지는 '나무' 소리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 단계입니다.
이제 성대 진동음이 목구멍을 거쳐 입속 구강에 도착합니다. 입안에는 성대진동음이 가득 차 있습니다. 곧 입 밖으로 빠져나갈 참입니다. 이제 혀와 턱, 입술의 움직임에 주목하세요. '나무' 소리를 만들 겁니다.
먼저 혓날이 윗잇몸에 닿습니다. 성대진동음이 지나는 길이 순간 막힙니다. 하지만 혓날이 곧 잇몸에서 떨어지면서 길이 열립니다. 이때 자음 'ㄴ'소리가 만들어집니다. 이어서 턱이 뚝 떨어집니다. 이때 입이 크게 벌어지면서 모음 소리 'ㅏ'가 만들어집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우리 귀에는 '나'로 들립니다.
계속해서 두 입술이 꽉 다물어집니다. 성대진동음이 또 순간 막힙니다. 하지만 곧 입술이 떨어지면서 자음 'ㅁ'소리가 만들어집니다. 이어서 두 입술이 앞으로 삐쭉 튀어나오면서 모음 소리 'ㅜ'가 만들어집니다. 역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우리 귀에는 '무'로 들립니다. 이 단계를 전문용어로 '조음' 과정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나~무~"라는 말소리가 완성되려면 성대진동음이 필요합니다.
성대 진동음이 꾸준히 입속으로 공급되어야 자음과 모음 소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성대 진동음을 계속 생성하려면 폐에서 날숨이 충분히 올라와야 합니다. 따라서 호흡이 짧으면 말소리를 만드는데 필요한 성대 진동음 조달이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폐활량이 좋은 사람들의 말소리가 안정적이고 울림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여기서 저는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폐활량이 좋으면 말소리가 좋아진다. 운동을 하면 폐활량이 좋아진다. 따라서 운동을 하면 말소리가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