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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 쓴 내가 좀 괜찮네, 싶은 순간

자기 확신이 글쓰기의 지속성을 만든다

by 윤채
어라, 내가 쓴 문장인데 꽤 괜찮은데?



글을 쓰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다.



수없이 지우고 고친 끝에 겨우 남긴 한 줄이 유난히 마음에 들어오는 날. 스스로 반할 정도로 “이 정도면 잘 썼지” 싶은 그 기분이 다시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물론 모든 날이 그런 건 아니다.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 날도 있고, 잘 썼다고 믿었던 글이 외부에선 아무 반응도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쓰게 되는 이유는 결국 내가 내 문장에서 가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그 감각은 작가를 다시 책상 앞으로 데려다 놓는다. 그런 경험이 줄 수 있는 세 가지 힘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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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 문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힘

내 글을 읽고 “좋다”라고 느끼는 감각은 단순한 만족감을 넘어선다.



“어차피 누구보다 오래 읽을 사람은 나잖아.”



이렇게 자신을 납득시키는 태도는 외부 피드백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되어 준다.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가장 믿어야 할 독자는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2. 내 감각을 끝까지 믿는 힘

내 문장에 스스로 감탄할 줄 알아야 글쓰기는 계속된다. 이건 자만이 아니라 지속을 위한 연료다.



좋은 글은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 주관적인 확신에서 비롯된다. 누구도 보지 않을 것 같아도, 오늘 쓴 문장에서 의미를 발견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256239fgsdl.jpg Self-portrait (1906)_Olga Boznanska (Polish, 1865 – 1940)



3.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힘

글을 쓰며 가장 먼저 회복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작가 자신이다. 어지러운 하루에도 문장 하나로 위로받고, 이야기 안에서 다시 자신을 회복한다.



예전 글을 우연히 다시 읽고 “그래, 이 말 내가 했었지” 하며 미소 짓는 순간. 우리는 그 한 줄이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



타인의 피드백보다 먼저, 내가 내 글에 끄덕일 수 있다면 오늘도 충분히 쓸 이유가 된다.



지금 당신이 남긴 그 한 문장이, 내일도 글을 쓰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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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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