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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GARDEN Nov 21. 2023

작가 노트(Writer's note) 11.21

영화 에세이 (Film Essay)







지방 일정을 우르르 다녀왔더니 글쓰기 작업에 지연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잡다한 이야기를 풀며 잠시 쉬어가려고 해요.


‘영화 에세이 Film Essay’라는 갈래로 시작했지만, ⟨오펜하이머⟩와 ⟨난징! 난징!⟩을 다루는 글이 그다지 에세이답지 않아서 실망하신 분들도 있을 거 같아요. 속았다! 하고 배신감 어린 눈으로 보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확률이 매우 높거든요. 영화를 독해하는 렌즈가 저만의 것이니 큰 틀은 에세이가 분명하다고 항변해 봅니다.



울진 어드메



브런치북 소개에 있듯이 리뷰와 평론 그 사이 어디에 있는 글을 쓰고 싶었어요. ‘에세이’라는 명명이 붙은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하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받는 일을 사랑합니다. 함께 즐길 수 있다면 가장 좋아요. 좋아하는 무언가를 두고 열을 올리는 시간, 그 감정을 공유하는 것만큼 삶을 생생하게 만드는 일도 없습니다. 그 순간에 나와 당신은 개별자가 아닌 공동의 무언가로 존재합니다. 이 에세이에는 그런 연결의 순간을 향한 열망이 담겨있습니다. 


글쓰기, 독서, 영화 감상 등 여러 모임을 다니면서 세상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스럽게 알게 됐어요.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왜 사랑스러운지 소상히 말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우리가 다음에 함께 영화를 볼 때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면! 더 깊은 것을 나눌 수 있다면!


대구. 2023년 9월 7일부로 폐업했다.



'영화를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끄덕끄덕하면서, 영화라는 매체에 무심코 영혼이 가까워지는 글을 쓸 수 있다면 무척 족하겠습니다.



비몽사몽간에 광주. 도심인 데도 온통 캄캄했다.



문학에서 유일한 정답이란 없으므로 ‘틀렸다’라는 말은 함부로 쓸 수 없지만, 그래도 작품의 실상과 충돌하는 독법까지 허용되지는 않는다.
_ 신형철 ⟪인생의 역사⟫ 243p.
물론 시인의 취지가 그런 것이었다 한들 논란이 종결되지는 않는다. 작품이 발표된 후 열리는 해석의 경기장에서는 창작자 자신도 단지 한 명의 선수일 뿐이므로.
_ 신형철 ⟪인생의 역사⟫ 245p.


영화 에세이를 쓸 때마다 신형철 평론가의 이 문장들을 생각합니다.


해석과 표현의 자유를 앞장세워 방종한 글을 쓰지 않도록, 

나의 시선을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언어를 벙긋거리겠습니다.


가장 알맞은 언어가 불현듯 자신의 소리를 내어주면 비로소,

세상과 나와 당신은 공동의 무언가로 엮이겠지요.

부디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창원에서 서울로








Fin.


* 아직은 주 2회 연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종종 작가 노트로 찾아뵐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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