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이야기는 정말 복잡하고, 그 속에는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다.
일단 모세가 이집트에서 이집트 사람을 때려죽이고 도망친 일은 좀 황당하다. "눈에는 눈"이 아니라 "눈에는 목숨"인 셈이다. 우발적 살인이었지만, 이게 나중에 이집트에서 벌어진 열 가지 재앙과 대량 학살의 단초가 아니었을까? 모세, 시작부터 만만치 않더니 점점 더 폭력의 길을 걷게 된다.
이집트를 떠난 후에도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백성들은 항상 불평불만이 가득했고, 모세는 매번 ‘마법사’처럼 야훼의 기적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했다. 근데 진짜 웃긴 건,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새로운 불만을 찾는다는 거다. "물이 없어! 양식이 없어!" 툭 하면 그랬으니 모세도 고달팠을 거다. 그런데 금송아지 사건은 진짜 최고로 골때리는 사건이었다.
모세가 산에 올라가서 십계명을 받는 동안, 백성들은 아론에게 가서 "야, 우리한테 새로운 신 좀 만들어줘!"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론이 금고리들을 모아다가 ‘황금송아지’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그 앞에서 신났다고 춤추고, 마시고, 아주 난리였다.
모세가 내려와 보니 이게 웬 꼴인가. 자기가 진지하게 야훼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동안 백성들은 ‘황금송아지 파티’ 중이었다. 열받은 모세는 십계명 돌판을 던져버렸다. 모세보다 더 온유한 자는 없다고 한 말은 그가 깊이 잠들었을 때의 모습을 보고 한 거 같다.
돌판 던지는것으로 만족할 모세가 아니다. "너희 이거 봐라!" 하고 금송아지를 빻아 물에 타서 백성들에게 마시게 했다. 지금이라면 아마 황금 가루라면서 웰빙 음료수처럼 마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모세는 "주님의 편에 설 사람 나와!"라며 레위 자손들을 모았고, 그들에게 명령했다. “가서 니들 친척, 친구 가릴 것 없이 썰어버려!” 그리고 진짜 3천 명이 무참히 살해됐다. 우상 숭배했다고 3천 명이나 죽인 거다. 이게 무슨 ‘이에는 이’가 아니라 ‘이에는 대량 학살’ 아닌가? 이쯤 되면 모세는 신앙의 지도자가 아니라 무자비한 독재자다.
금송아지 사건은 결국 백성들이 여전히 다신교 신앙에 머물러 있었음을 보여준다. 모세는 그들을 유일신 신앙으로 돌려놓으려고 극단적인 방법을 쓴 거다. 이건 구약성경 최초의 대학살 사건이라 볼 수 있다. 재밌는 건, 십계명은 아직 공포도 안 됐는데 우상숭배했다고 3천 명을 죽인 거다. 법도 없는데 처벌부터 해버렸다. 형벌 불소급의 원칙? 모세는 그런 거 모른다.
이 사건이 현대에 벌어졌다면? 아마 모세와 그 추종자들은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을 거다. 100년? 300년? 아마도 종신형을 면하기 힘들었을 거다. 그나저나 이 사건을 통해 기독교 역사 속에서 신앙에 반하는 자들을 처벌하는 문화가 이어져왔다. 마녀사냥, 이교도 학살, 뭐 이런 것들이 다 이 사건에서 비롯된 거다.
결국, 금송아지 사건은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그 이후로도 기독교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신앙을 위해서는 뭐든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이 사고방식이 여러 차례 끔찍한 사건을 낳았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우상숭배 사건이 단순한 종교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목숨이 얼마나 하찮게 여겨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라는 거다.
하! 영화 <십계>에서 모세는 얼마나 멋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