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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바리 근성으로 해냈다!

5km 마라톤 완주한 이야기

by 명랑소녀

2025년 10월 19일 일요일, 애타게 기다렸던 "효도밥상 마라톤"이 상암 월드컵경기장 평화광장에서 열렸다.

이번 마라톤에 두 번째 나가는 거여서(첫 번째는 마라톤 분위기만 익히고 왔음) 마음이 차분하고 여유가 있는 상태였다. 신랑이 주말 아침에 늦잠 자고 싶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첫 5km 마라톤을 나가는 나를 응원해 준다고 운전해서 월드컵경기장역으로 데려다주었다.

월드컵 경기장에서 평화광장으로 가는 길이 초행길이라 막막했는데 때마침 길을 가고 있는 20대 후반정도 보이는 러너에게 물어보니 대회장으로 가니 따라오라고 해서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 생겨 가방 속에 두 개를 챙겨 온 에너지 젤을 한 개 주었다.


오전 7시 40분에 대회장에 일찍 도착하니 개인, 연인, 친구, 가족부터 러닝크루들도 있었고 마라톤에 참여하는 여러 사람들이 와서 열기가 뜨거웠고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했다.


마라톤을 추가접수해서 대회 당일날 아침 8시에 집결해서 티셔츠와 배번호를 접수처에서 받았다. 여자 탈의실에 가서 민트색 티셔츠를 착용하고 내 이름이 적힌 배번호를 가슴에 부착했다. 민트색 티셔츠를 착용하고 배번호를 가슴에 부착시키니 마라톤을 곧 뛸 것이라는 게 실감이 났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나댔다.


효도밥상 마라톤은 부모님을 생각하는 효심의 레이스로 대회를 연지 올해로 2번째가 되었다고 했다.

"효도밥상 마라톤" 참가비는 지역의 취약계층 어르신들 3,000분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지원하는 취지라고 들었다. 마라톤 참가비가 어르신들에게 밥상을(도시락) 지원해서 기부도 되고 의미 있는 곳에 쓰여서 마음이 훈훈해졌다.

사회자가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에게 오전 8시 20분에 무대 앞으로 집결했고 강사선생님이 마라톤을 하기 전에 무대 앞에서 단체체조를 했다. 블랙핑크의 Jumping, 로제의 아파트, 데몬헌터스의 Golden 음악을 크게 들으며 단체체조를 했다. 마라톤 참가자들과 단체체조를 함께 하니 재미도 있고 몸을 푸니까 한결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오전 8시 50분에 페이스별로 줄을 섰고 9시에 Half 마라톤부터 출발했다.

난 5km 마라톤을 신청했고 처음 도전하는 거라 출발대기 C그룹 30분 이후 페이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에 동적 스트레칭을 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동안 5km 마라톤을 차근차근 연습해 왔고 평평한 땅이나 약간 경사진 곳에서만 러닝 연습을 했다. 이번 대회는 평화광장-홍제천-월드컵 경기장 근처 반환-홍제천-평화광장 5km 코스이고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이 있어서 마라톤 달릴때 숨이 찼고 배도 살짝 아픈 통증이 있었다.
"그래도 해보자, 포기하지는 말자. 꼴찌로 가더라도 끝까지 가보자, 난 할 수 있어 그동안 노력해 왔잖아." "난 결국 해내는 사람이니까"라고 되뇌면서 포기하지 않고 뛰었다. 마라톤을 뛰다가 너무 힘들면 걸으면서 내 페이스를 조절했다.

5km는 기록칩을 주는게 아니어서 런데이앱으로 5km 자유 달리기 설정하고 완주하니 32.59 기록이 나왔다. 평상시 러닝한 기록보다도 4분이나 단축되었다. 5km 마라톤을 완주하니 가슴이 뛸 듯이 기뻤고 해냈다는 성공경험에 내 자신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마라톤 연습을 해왔던 과정이 파라노마처럼 휙 지나갔다.
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난 결국 해내는 사람이었다.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3주기 가족들, 아가를 태우고 유모차를 끌면서 마라톤에 임하는 엄마, 여자친구를 뒤에서 밀어주며 함께 뛰는 군인(연인),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들 포함해서 여러 사람들과 마라톤을 달렸다. 달리면서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도 보고 시원한 바람이 볼을 스쳐가면서 향기가 나는 듯했다.

너무나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마음에 다시금 도전의식이 생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가치관이자 담고 싶은 문장이고 지난주 목요일 치과에 가서 진료를 봤는데 담당 치과선생님이 나에게 해준 말씀이었는데 불끈 힘이 났고 마라톤을 지속하고 싶었다.


11월 둘째 주에 등록한 마라톤도 끝까지 잘 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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