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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야 Mar 18. 2024

꿈을 꼭 잡으세요

EXIT7

랭스턴 휴스의 “Dreams 꿈”이란 시가 있다.  

 
  꿈을 꼭 잡으세요  

 꿈이 사라지면   

 삶은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하는 새가 됩니다.  

 

  꿈을 꼭 잡으세요.  

 꿈이 떠나버리면  

 삶은 눈으로 얼어붙은 불모의 땅이 되기 때문입니다.  

 
  Hold fast to dreams  

 For it dreams die  

 Life is a broken winged bird  

 That can not fly.  

 
   Hold fast to dreams  

 For when dreams go.  

 Life is a barren field  

 Frozen with snow. 


 
  랭스턴 휴스 (Langston Hughes, 1901-67)는 미국의 시인, 소설가. 인권운동가이자 희곡 작가이다. 

20세기 초 미국 흑인 문학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랭스턴 휴스는 

불운한 과거와 인종차별의 시기를 겪으면서도 꿈을 버리지 않았다.

 랭스턴 휴스는 부모의 불화로 여러 곳을 떠돌며 불안한 유년기를 보냈다.

 대학을 자퇴하고 할렘의 식당, 나이트클럽 주방 등에서 일한 그는 

아프리카와 유럽을 오가는 배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러한 그의 경험이 시 속에 녹아져 있다. 


그의 시는 흑인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든 모든 이들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었다.  

 전 세계를 떠돌며 유랑자의 삶을 살면서도

 그는 “꿈”을 잃지 않고 글을 썼고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은 “꿈”을 지켰다.   


 
   “파리의 심리학 카페”라는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진정한 불행은 불행한 사건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안 좋은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에 있습니다. 불운한 일을 마주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불행에 머무르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니까요.”  


 
   “파리의 심리학 카페”의 저자인 모드 르안은 63년, 

그녀가 23세인 해에 갓 태어난 아이를 두고 남편과 사별했다. 

7살에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탁아소에 맡겨지고 성장한 그녀는

 남편과의 사별 후 심각한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을 앓았다.

 어린아이 때문이라도 정신 분석 치료를 받기 시작한 그녀가 다시 일어섰고,

 유명한 심리치료사가 되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의 저자 김혜남은 

정신과 의사로 바쁘게 살던 어느 날 파킨슨병을 진단받고 병마와 싸우며 끝없는 집필을 하고 있다.

 8년 만에 신간 “햇빛 일기”를 출간한 이해인 수녀님 또한 직장암 투병 중이지만

 그 무엇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로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있다. 

“내 생애 단 한번”의 저자 장영희 교수 또한

 신체장애와 암투병을 이겨내며 주옥같은 글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셨다.   


 
  우리는 힘든 시기를 꿈을 지키기 위해 견뎌내기도 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나서 또 다른 꿈을 찾기도 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었기에 “태움”을 견디던 이십 대에 몸에 마비가 왔다.  

 누구보다 건강했던 내가 건강을 잃어버렸을 때  

 단 한 번 꿈을 포기하기 위해 사직서를 내려했을 때가 있었다.  

 그때 다행인지 불행인지 직장 상사가 나를 말렸고   

 내가 빠지면 엉망이 되리라 믿었던 그 상황에서 한 달의 휴식을 갖게 되었다.  

 나하나 빠진다고 당연히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만한 착각 속에 나의 부재는 어떻게든 메꿔지고 있었다.   

 
   마비된 한쪽 몸, 절뚝거리는 다리를 끌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직업을 관둔다면  

 무얼 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며 한 달을 보냈다.  

 난 생각해 보니 할 줄 아는 게 지금의 일 밖에 없는   

 초라한 구직자, 심지어 건강까지 잃어버린 환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한껏 움츠려 다리를 절뚝거리며 홍대를 지나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 모자를 푹 눌러쓴 내 시야에  

 저 멀리 촬영현장이 보였다.  

 선배가 연출하는 알 법한 현장이었다.   

 평소라면 반갑게 선배와 인사하고 현장 스태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겠지만  

 불편한 내 모습을 들키기 싫었다.  

 늦은 밤 홍대를 밝히는 촬영장 모습을 한동안 멀리서 지켜봤다.  

 현장의 웃음소리가 길 건너 내 귀에도 들리는 듯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은 현장이었다.  

 머릿 끝 신경들이 곤두서 잠들지 못하는 시간들이 지나갔다.  

 건강한 몸을 되찾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열심히 재활했다. 인생의 바닥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은 나는 결국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 단짠단짠, 그리고 또 다른 터널의 시기까지  

 다사다난한 시간들을 “꿈” 하나로 부여잡으며 견디고 있다.  


 
   “A single dream is more powerful than a thousand realities."  

 "단 하나의 꿈이 천 가지의 현실보다 강력하다.〞  

 “주홍글씨”의 저자 나다니엘 호손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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