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물이란 '마시는 것', '씻는 것' 이 2가지 용도만 국한하여 살아온 나에게는 의외의 행동이었다.
비록 물과는 친하지 않더라도 접영, 배영, 평영, 자유형. 4가지 영법 모두 흉내는 낼 수 있다. 각각 25m정도는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예전 수영 시험에서 IM100을 경험해보았기 때문이다. 수험생 시절, 내 인생에서 딱 1년간만 수영을 열심히 했었다. 대학교 3학년까지는 수영을 전혀 못 했었다. 오로지 시험을 위한 입시 수영, 딱 거기까지만 가능하다.
어릴 때 어린이 스포츠단에서 수영을 배웠다면 그 고생을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시험을 준비하는 1년간은 거의 하루도 수영을 거르지 않았으니까. 싫고 못하는 것을 그렇게 독하게 하기도 어려운데 그걸 해냈다. 하지만 수영이란 것. 그 때를 빼면 나는 평생을 걸러온 것이다. 그렇게 수영을 등한시 한 죄로 좁은 어깨를 벌로 받은 것이다. 확실히 수영은 상체 운동이더라. 수영장을 몇 번 가보니 알 것 같았다. 느낌은 좋았다.
한두번 자유수영을 가다가 어느덧 수영복과 수경을 주문했고 월 자유수영을 등록해버렸다. 한달간 정말 열심히 다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