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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언니 Jul 07. 2023

[현실판] 결혼으로 인생역전

달동네에서 강남까지


Episode 7.




결혼 시장에서 보편적인 지표들의 의미 - 3


Episode 6에서는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인 나이, 학력, 직업, 연봉, 자산이 내포하는 의미에 대해 알아봤어. 그럼 이어서 사람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많이 갈리는 주관적인 요소인 외모, 성격, 집안에 대해서 알아볼게.


주관적 지표


외모


외모에 대한 개인의 기준은 정말 주관적이다. 그리고 결혼 시장에서 외모라는 지표의 중요성은 생각보다 압도적이지 않아. 성형이 보편화돼서 못생긴 사람을 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는데 외모처럼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를 그렇게까지 높게 평가하며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인생과 앞으로의 운명을 걸고 간도 쓸개도 빼 줄 상대는 요즘 세상엔 없어. 만약 네가 만나고 있는 상대가 30대 중반이 넘은 상태에서 네 외모만 보고 결혼하겠다고 이야기한다면, 그 결혼은 다시 생각해 봐. 정신적, 정서적으로 결혼할 준비가 된 사람인지 의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어.


미디어에서 연예인들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누가 예쁘다, 잘 생겼다 세뇌시키지만 현실에서의 결혼은 정형적인 미의 잣대보다는 오히려 취향이 판단 기준이 되는 거 같아. 게다가 요즘엔 뷰티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예뻐지기가 너무 쉬워. 간단한 시술로도 성형의 효과를 주잖아. 누구나 부지런하고 성의 있고 돈이 있다면 예뻐질 수 있는 세상이지. 남자들도 외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아져서 마음만 먹으면 못 생기지 않을 수 있어.


특히, 외모는 첫인상에 호감을 주면서 상대에게 다음 만남을 기약하게 해 줄 수 있는 요인이거든. 그래서 디테일보다는 인상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이 중요해. 처음 만나면 상대가 깔끔한 스타일인지, 말랐는지 체중이 나가는지 등 전체적인 느낌이 보이지 네일아트를 무엇을 했는지, 귀걸이는 뭘 했는지, 바지는 일자라인을 입었는지는 잘 안보이거든.  


당장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깔끔함, 깨끗함, 건강함, ‘내가 이 사람과 결혼했을 때 구더기가 들끊는 시궁창에서 살지는 않겠다’라는 확신을 주면서 ‘나는 알아볼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만 알려주는 정도에서 외모적 지표를 생각할 수 있지. 오히려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비싼 명품을 지니고 있으면 상대에게 사치스럽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결혼에서 외모는 생각보다 치명적인 요소가 아니며, 상대가 나를 지속적으로 알아보게 만드는 오프닝 카드 정도의 요소야.


그리고 많은 언니들이 남자의 키를 배우자의 자격요건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너무 큰 기회비용을 날려버리는 바보 같은 짓이야. 물론, 키는 유전적 요건에 의해 가장 많은 부분이 결정된다고 하지만, 그 오빠가 지금 있는 그 위치에 있기 위해 남들 잘 시간에 못 자고, 남들 공 차고 놀 시간까지 앉아서 책을 보느라 못 컸다는 생각은 못 해봤니?! 나는 그런 오빠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 오빠의 노력이 자산과 연봉이 되어 너의 결혼 생활을 서포트해 줄 테니까. 2세의 키가 걱정된다면 오빠의 젊은 날의 희생으로 마련된 재력을 네가 똘똘하게 운영하여 아이에게 꾸준히 체육활동을 시키고 경쟁이 덜 치열한 환경을 조성하여 밤새면서 공부하지 않도록 환경을 꾸려주면 되잖아. 어쩌면 완벽한 배우자일수도 있는 남자의 유일한 단점인 키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너의 미래를 날려버리는 실수를 주의해야 해.      


성격


성격이야 말로 정말 알기 힘든 요소야. 겪어보기 전에는 알기 힘들지. 부부 상담 프로그램에 보면 ‘20년을 같이 살았지만 그런 사람인지 몰랐다.’라는 말을 하잖아. 새로운 일을 겪을 때마다 상대의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되기 때문에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상대의 성격을 제대로 알아보고 결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 해. 그리고 너랑 데이트하는 동안 그가 노력해서 너에게 맞추고 네가 좋아하는 성격으로 꾸며내면 어떻게 알 수 있겠니. ‘결혼하더니 사람이 변했어요.’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야. 그래서 중요하게 보는 요소가 바로 ‘집안’이야.    


집안


결혼하는 당사자도 아닌데 집안을 본다고 하니 괜히 상대 집안 덕 보려는 것 같고 속물적이게 느껴지니?! 그럼 넌 아직 갈 길 멀다는 소리니까 정신 차리고 잘 들어!


집안이야 말로 상대의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된다는 거야. 부모님이 어떤 직업을 갖고 계신지에 따라 자녀에게 제공된 집안 환경이 다를 거고, 부모님이 오랜 기간 성실하게 직업에 종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자녀라면 ‘성실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돼.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모두 직업에 종사하신 적이 있어 돈을 번다는 것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지, 아버지가 어머니를 어떻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는지, 집안 식구들끼리 싸울 때 고성을 지르며 욕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게 당연한 집인지, 아이가 말썽을 부렸을 때 그 집안 어른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지, 혹은, 집안에 전과자가 있는지 등등 그 사람이 보고 자란 모습들이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을 형성했을 거야.


특히, *심리학을 집대성한 대표적인 두 학자인 프로이트와 에릭슨이 모두 11세를 기준으로 성격 발달 단계를 나누고 있다는 점에서 11세 이전 자라면서 본 집안의 분위기와 모습들이 개인의 성격을 형성하는 기본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일 거야.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성격은 청소년기를 거쳐 성숙되며 자아를 형성하는데 개인의 자아가 11세 이전에 형성된 성격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성격은 절대적으로 바꾸기 힘들다는 거야. 그래서 성격의 기반이 되는 집안을 잘 살펴보라고.


‘배우자로서 적절치 못한 성격’이라는 위험요소를 그 사람의 집안을 보고 유추해 내라는 거야. 물론, 개인이 너무 훌륭하고 남 달라서 열악했던 집안을 뛰어넘는 성격을 형성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엄청 좋은 집에 태어났지만 받는 것에만 익숙해서 이기적이고 모난 성격일 수 있는데 이건 특수한 경우니까 지금은 다루지 않겠어. 아무튼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결혼 상대의 조건을 검토해 보는 것 자체가 좋은 결혼을 위한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니 보편적인 얘기에 더 집중할 거야.





*프로이트는 심리성적 성격발달이론에서 성격발달의 단계를 5단계: 구강기(0-1세), 항문기(2-3세), 남근기(3-6세), 잠재기(7-11세), 생식기(11세 이후)로 나누고 있으며, 에릭슨은 사회심리적 성격발달이론에서 8단계의 성격발달 단계 중 자아정체감을 형성하기 시작하기 단계를 12세부터로 정의하며 11세까지 개인의 자아의 기반이 되는 성격이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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