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병원순례 하는 날이다.
내과 정신과 가서 약을 타야 하는데
몸이 축 늘어지고 의욕이 없다.
안친 밥이 다 됐는데도
상차릴 기력도 없고..
그래도 언니가 보내준
단호박죽이 좀 있으면 도착한다니
그걸 먹으면 될것 같다.
번덕이 죽끓듯하는
나의 개인사에 지쳐서 그럴수도 있고
코로나 끝나면 할 것들을 정해놓고
미적거리다보니
권태와 무력감이 밀려드는 것 같다.
이래서 인간은 노동을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병원 외출이 잡혀있어 패스하고
내일부터는 정말 시나리오든 소설이든
들어가야 할 판이다.
완전히 바닥을 드러난 통장잔고도 문제고
그보다 더한건
일에라도 집중해야 상쇠되는
내 허접한 개인사가 주는 지난함
때문이기도 하다.
일에 몰두할때 생솟는
작지만 단단한 긍지가
그리워진다.
결국 인간은 무얼 하다 갔느냐,로 기억되기 때문에
한줄이라도 한글자라도 더 끄적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본업은 아니라 해도...
그나저나, 염치도 없이 오래도 가는
이 더위가 마치
갈 시간을 넘기고도 뭉그적거리는
불청객같아 짜증스럽고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