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길 포기하고 싶다면 이렇게 살아라.
저번 시간에 이어 피노키오의 3번째 유혹이자 가장 강한 유혹을 설명하겠다. 유혹이란 무엇을 의미하고 우리를 어떤 존재로 만드는지 피노키오는 확실하게 말해준다. 혹시 저번 글을 못 읽었다면 나중에 읽어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으니 읽고 싶은 순으로 읽어보길 바란다.
유혹의 절정을 나타내는 장소다. 매일 휴일이고 아이는 놀기만 하면 된다는 곳. 놀거리, 먹거리, 유흥 거리, 자극적인 게 많고 술, 담배를 나눠 주며 마음대로 모든 걸 부숴도 되고 모든 폭력이 허용된다. 누구도 아이들을 말리지 않는다. 피노키오는 나쁜 아이가 되는 건 재밌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누구도 내 행동을 방해하지 않고 하고 싶은 데로 하고 쾌락만을 쫓는 건 재밌다. 하지만 나쁜 행동이라 정의한다. 절제할 필요도 노력할 필요도 없는 행동. 왜 우린 이런 행동을 나쁘다고 배우고 말리는 걸까? 그건 우리 인간성과 인간의 모습을 점점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쾌락을 좇는 건 본능을 쫓는다는 의미다. 인간이 이룬 문명과 사회는 본능이 아닌 이성을 중요시해 이루어졌다. 이를 무시하는 건 인간이길 포기하는 것과 같다. 오락의 섬 주인은 아이들을 보며 곧 스스로 얼간이가 될 거라고 말한다. 결국 본능대로 쾌락을 중요시하고 나쁜 행동을 일삼은 아이들은 빠르게 당나귀로 바뀌었다. 인간성이 희미해져 인간 이하의 존재로 추락한 것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얼간이가 될 거야.
영화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이 구조다. 오락의 섬 주인이 아이를 유혹했지만 술, 담배, 폭력 등을 휘두르며 유혹에 떨어진 건 아이들 스스로의 선택이다. 어른들은 그저 제공했을 뿐이다. 옳지 않은 행동을 할 때마다 아이는 당나귀로 신체가 바뀐다. 결국 자신을 당나귀, 즉 인간 이하의 짐승으로 바꾼 건 타인이 아닌 자신의 행동이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다. 선택했을 뿐이다.
오락의 섬으로 가는 길에 만난 소년 램프웍은 피노키오를 도와주러 온 지미니를 비웃고 무시한다. 피노키오는 가지 말라고 부탁하지만 지미니는 열받고 피노키오를 떠났다. 참고로 영화에서 지미니는 양심을 상징한다. 즉 램프웍은 도와주러 온 양심을 무시했다. 양심이 떠나자 램프웍은 이렇게 놀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국 당나귀가 돼버린다. 술, 담배, 당구처럼 아이들이 해선 안 되는 행동을 할수록 당나귀가 돼 간다. 결국 영화는 우리가 양심을 버리고 현재 위치와 신분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할수록 우리 존재와 인간성이 서서히 하락한다고 보여준다. 여러분은 어떤가? 유혹이 찾아오면 양심을 무시한 적 없는가? 있다면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처음엔 괜찮지만 이게 중첩되면 우리도 당나귀가 될 것이다. 마치 램프웍처럼.
그래. 비웃고 너 자신을 얼간이로 만들어라.
물론 노는 게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오락의 섬은 아이들이 해선 안 되는 행동을 했기에 벌어진 저주다. 우리 신분과 나이, 상황에 맞게 즐긴다면 절대 나쁜 게 아니다. 비싼 명품을 구매하든, 클럽을 가든, 축제를 즐기든, 술을 먹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지키고 이성을 따르며 인간성을 떨어트리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문제 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성을 잃지 않고 행동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결국 영화에서 유혹이란 우리 인간성을 떨어트리며 추락시키는 존재다. 유혹을 따르면 사람은 짐승과 같은 존재로 변한다. 저번 시간에 소개한 사기꾼 존이 여우 모습인 게 이 개념을 뒷받침한다.
물론 유혹의 절정이자 존도 두려워하는 오락의 섬 주인은 인간 모습인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흥분하고 화가 날 땐 마치 악마의 형상을 한다. 유혹은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실상은 악마와 같다고 표현한다. 즐기는 건 당연히 필요하지만 선을 넘어선 안된다. 이게 디즈니가 피노키오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는 유혹에 관한 메시지다. 이제 우린 살면서 선택만 하면 된다. 인간으로 살지, 당나귀로 살지 말이다.
오늘은 피노키오에 나오는 마지막 유혹과 영화가 보여주는 유혹의 정의, 유혹에 빠지면 우린 어떻게 변하는지 간단히 정리했다. 재밌었길 바라고 피노키오의 또 다른 내용이 궁금하면 내 프로필을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