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얼마나 제대로 보는가?
지금까지 영화 덤보의 등장인물 성격과 사회적 위치를 소개했다. 그러니 여러분은 눈치챘을 테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구성원은 약자라는 걸. 오늘은 약자와 선악을 이야기하겠다. 먼저 오늘 글의 결말은 아래와 같다.
영화에 등장하는 구성원은 선역, 악역 둘 다 약자로만 구성했다. 저번 시간에 말했듯 영화에서 덤보를 무시한 코끼리는 동물 중 가장 계급이 낮으며 흑인을 의미한다.
흑인 노동자는 짐승과 같아 고된 일 할 때만 등장하고 덤보를 괴롭힌 광대는 같은 사람에게 비웃음 받는다. 쥐와 까마귀는 더러움과 불결함을 나타낸다. 덤보에 등장하는 사람과 동물은 모두 약자다. 부자도 고결한 자도 없다. 모두 낮은 존재며 다수에게 무시받는다. 같은 약자지만 광대와 코끼리는 덤보를 괴롭히고 쥐와 까마귀는 덤보를 도와준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덤보가 주는 오늘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사회적 위치가 꼭 선악을 정의하진 않는다.' 부자라고 악하고, 가난하다고 선한 게 아닌 개인에게 달렸다고 말한다. 이런 당연한 교훈이 선입견 때문에 희미해진다. 약자는 선하고 강자는 악할 거라는 시각 말이다. 선입견은 여러 창작물 덕에 더 굳어졌다. 지금부터 대표 사례를 말할 테니 확인해 보자.
많은 창작물이 비슷한 요소를 가진다. 유명인사, 부자나 사장은 무조건 노동자와 국민을 착취하고 괴롭히며 갑질한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추악한 일도 서슴없다. 약자의 가족과 생명, 재산, 자유를 침해하고 뒤에서 구린 행동을 하고 자신의 위치만 지키며 국민을 우롱하고 다른 사건으로 대중의 시선을 돌린다. 선한 부자는 잘 안 나온다. 반면 이들 때문에 노동자는 고통받고 평범한 사람들은 가족과 헤어지고 집을 잃고 일상을 잃으며 좌절하거나 꼭두각시 신세가 되며 삶을 잃어버린다. 국민은 언제나 강자에게 속아 강자의 배를 불려준다. 많은 창작물과 사회 풍자에 나오는 강자와 약자의 모습이다. 흔하고 크게 이질감 느끼진 않는다. 하지만 묻고 싶다. 이게 과연 현실과 같은가?
물론 현실에서 몇몇 유명인사와 부자는 사건을 일으켜 우리를 화나게 하며 뉴스에 나온다. 국민이 준 권력을 국민에게 휘두르거나 배제하는 현상도 있다. 그러나 사례를 전체로 해석하면 안 된다. 돈이 많고 지위가 높다고 부정한 감정이 생기며 욕하는 건 자신은 돈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 되기 싫었을 때나 정당한 행동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자. 현실이 매체처럼 모든 강자는 악하고 타인을 돕지 않고 뒤에서 사람을 조종하며 악행을 일삼는가? 모든 약자는 선하고 무조건 착취당하는 억울한 자로 이루어졌는가? 당신이 해당 집단에게 부정적인 마음을 가진 건 현실 때문인가? 매체 때문인가?
약자도 범죄를 저지른다. 타인을 괴롭히고 사소한 일일수록 자신끼리 계급을 형성해 자존감을 회복한다. 영화에서 광대가 코끼리를 무시하고 코끼리가 덤보를 무시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낮은 존재는 더 낮은 존재를 괴롭힌다. 만약 사회적 약자가 집단이 되면 약자는 강자에게 대항하며 서로 선악 프레임을 넣어 정의라고 주장한다. 다수의 약자는 하나의 군집이 되며 약자가 아니게 된다. 그럼에도 자신을 약자라 칭하며 강자의 방식으로 다른 약자를 괴롭혀 이익을 채우는 악한 행위도 한다. 이런 사태까지 진행하면 약자나 강자나 서로 자신의 이득을 위해 더 이상 타인의 피해는 신경 쓰지 않는다. 사태가 심각해지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여러 이유를 말한다.
약자는 '정의를 위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고통받는 사람이 없기 위해' 등의 이유를,
강자는 '질서와 사회 유지를 위해', '경제를 위해', '국민을 위해' 등의 이유를 대며 서로를 악이라 비난하고 자신은 정의라 말한다. 물론 이거 역시 전체가 아닌 사례다. 강자 때문에 고통받는 억울한 약자도 많으니까. 반대도 있다는 걸 명심하자. 어떤가? 아직도 사회 계급이 선악과 관계있어 보이는가?
계급은 결코 선악을 나타내지 않는다. 선악은 개인의 마음에 달렸다. 사람은 위치에 맞는 격식과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물론 부당하고 옳지 않은 일을 바로 잡고자 선한 의도로 강자에 대항하는 약자도 많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오늘 내용은 사례를 전체로 보지 말고 예외가 있다는 걸 말하기 위함인걸 명심하자.)
약자지만 내일을 계획하고 나보다 더 약한 사람을 위하고 열심히 일하며 새로운 자신을 꿈꾸는 사람이 있고, 강자지만 약자를 배려하고 자신의 직책과 의무에 책임을 다하며 사회에 기여하며 기부하고 모범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해당 모습을 의미하는 유명한 표현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계급은 선악이 아니다. 그건 색안경이며 편견이다. 편견은 세상을 제대로, 솔직하게 보지 못하게 만들며 스스로 장님으로 만든다. 언제, 어디서나 아무리 타락한 집단에도 깨어있는 사람은 있다. 척박한 땅에도 씨앗은 꽃을 피운다. 때문에 동양의 종교와 사상은(도가, 불교, 베다 등) 오래전부터 자신의 내면이 세상을 투영하기에 내면을 수양해 편견을 씻어내고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 말한다. 우리가 보는 세상 모습은 우리 마음에 달렸고 우리가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이고 인식한 모습으로 세상이 나타나니까.
잊지 말자. 중요한 건 계급이 아니다. 사례를 전체로 보지 말자. 상대를 평가할 때는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보고 평가하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면 쉬운 방법을 말하겠다. 직접 상대를 만나고 대화하며 소통하자. 건너 듣고 매체를 통해보는 게 아닌 눈으로 직접 보고, 귀로 직접 듣자. 그게 시작이다. 직접 만나기 힘들면 영상, 사진, 글, 과거 등을 보며 판단하고 분석하자. 분석과 판단이 힘들다면 판단이 되기 전까진 함부로 단언하지 말자. 판단을 늦추자. 느려도 정확하게 판단할 때까지 말이다. 장애가 있고 외모가 달라도 뛰어난 존재도 있는 법이니까.
귀는 진실의 옆문, 거짓말의 정문이다.
진실이 왜곡되지 않는 경우는 드무니 소문은 믿지 말라.
- 발타자르 그라시안 -
오늘은 덤보를 통해 선악과 계층이 가진 편견을 여러분께 소개했다. 내용이 유익하고 도움 되었길 바란다. 동시에 새로운, 더 넓은 시각으로 영화와 세상을 보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글 마친다. 계급이 올라도 정말 중요한 건 마음이라는 걸 명심하자. 다음에도 덤보 관련 글로 찾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