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특례상장평가 제도가 들어온 지 15년이 지난 지금, 바이오 기업보다 소프트웨어 기술 기업들의 코스닥 증시 입성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점점 더 많은 인공지능 기술 기업들이 코스닥에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공지능 기술 기업들의 예비 기평과 본 기평을 함께 하면서 상장에 성공하는 기업과 상장에 실패하는 기업들을 봐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들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오늘은 IPO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 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 어떻게 하면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힌트를 드리려고 합니다.
더클라쎄 특허법률사무소는 한국거래소와 나이스디앤비에서 기술특례상장평가를 직접 수행했던 전문가들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상장인 만큼 전문위원으로 수년간 상장평가를 총괄했던 전문위원들에게 컨설팅을 받아보세요.
다른 기술들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기술의 우위성을 증명해 보인 코난테크놀로지
자연어 처리와 영상 분석 분야의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코난테크놀로지가 작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제가 나이스디앤비에 전문위원으로 있던 당시에 나이스디앤비에서 A등급, 그리고 한국기업데이터에서 AA등급을 받으며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기술특례상장평가에서 어떤 전략으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1999년도에 설립된 기업으로 이미 수십 년간 관련 분야에서 플레이를 해오던 기업이었습니다. 이렇게 업력이 오래된 기업이 일반 상장도 아닌 기술특례상장으로 가려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술특례상장이라는 제도의 취지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에게 자금 조달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업력이 긴 회사들은 자칫 잘못하면 수십 년간 이익을 내지 못한, 향후에도 이익을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한 기업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업력이 긴 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심사위원들을 설득하였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매출 중 절반 이상이 공공기관에서 발생하고 있었으며, 5년 이상 거래를 해 온 장기 고객사의 비중도 절반이 넘는 상태였습니다. 즉, 업력이 오래된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인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사업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또한 업력이 오래되기는 했으나, 최근 새로운 제품군을 새로운 기술을 통해 개발하였음을 강조하며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오래된 업력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쌓은 것과 동시에 최신 기술들을 접목하여 수많은 제품과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였습니다. 여러 기존 기술들과 코난테크놀로지의 다양한 기술들을 비교해 가며 기술력에 차별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예시들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정리하면 코난테크놀로지는 오랫동안 쌓아온 데이터, 장기적으로 거래한 고객사, 그리고 새롭게 개발한 기술의 다양한 증명을 통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습니다. 즉, 위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본 바와 같이 인공지능 기업들이 상장평가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데이터 확보, 안정적인 매출처 (매출 계획), 그리고 기술성에 대한 증명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술성의 증명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칼럼으로 더 상세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SI 성 사업을 통한 외형 매출 성장 부각으로 IPO에 실패한 J 기업
IPO에 실패한 기업의 이름과 세부적인 내용은 민감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어, 이니셜로 표기하거나 일부 각색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술성 평가 통과 = 코스닥 상장이라는 공식이 이제는 점점 깨지고 있습니다. 기술성 평가에 통과했지만 코스닥 상장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제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전문가 회의에 참여했던 J 기업의 사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해당 기업은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었으며,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교수진들과 엔지니어들이 참여해서 뛰어난 기술력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술력이 좋으니 당연히 기술성 평가에서도 괜찮은 결과를 획득하였고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기술력은 알겠는데.... 돈은 어떻게 벌겠다는 거지?'
외형적인 매출도 성장했고, 기술력도 좋은데 왜 저런 얘기가 나왔을까요? 바로 매출의 외형 성장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많은 부분의 매출이 SI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었고, 자체적인 솔루션을 통한 매출은 미미한 상태라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물론 자체 제품이나 솔루션 매출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SI 사업의 비중이 너무 크고, 자체 제품이나 솔루션의 사업 확장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열심히 상장 준비를 했던 해당 기업은 상장 철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SI 사업 매출이 큰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상장 절차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상장까지의 타임라인에 따라 전략이 다를 것 같습니다.
긴 시간이 남은 상태라면 어떻게든 SI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자체적인 솔루션의 매출 비중을 높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제가 컨설팅한 한 기업도 기술력이 너무 좋고 같이 일하는 고객사도 너무 좋은데 SI로 보일 수 있는 사업이 크다 보니, 2년간은 SI 사업을 중단하고 자체 솔루션을 확장하는데 매진할 것을 조언드렸습니다.
지금 당장 IPO까지의 타깃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소위 말하는 포장을 잘해야 합니다. SI 사업이 아닌 솔루션 매출로 포장을 하는 것이죠. 사실 SI 사업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수주하는 사업의 성격이 비슷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A라는 솔루션을 개발했고, 기업 Q에는 A'이라는 솔루션을, 기업 R에는 A''이라는 솔루션을 공급한 것으로 설명을 해볼 수 있습니다. 즉, A 솔루션을 각 기업에 맞게 최적화시켜 제공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언젠가는 자체 솔루션을 가지고 사업을 확장시켜야지만 상장 후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기업들의 상장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말씀드렸는데요. 여기에서 상장 전략에 많은 힌트를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연락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