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 꽃가게에서 만난 사장님의 말
사랑이 없다면 사랑도 없다
파리의 꽃가게에서 꽃을 산 적이 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사장님은 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묻더라고요. 애인을 위해 산다고 하였더니 사장님의 간결하고도 강력한 인생철학을 한참이고 말해주더라고요. 요약하자면 삶에는 사랑이 있어야만 하고, 사랑이 없다면 삶이 아니다. 이 둘은 떨어질 수도 없고 개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삶을 위해 사랑을 해야 하는지 사랑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구별이 되지 않아야 할 만큼의 열정을 이야기했던 것일까요? 문뜩 사장님의 사랑이 궁금해졌지만, 그만한 시간이 마련되어있지는 않아 꾹 참았습니다. "Si il y a pas de l’amour, pas de la vie"
그리고는 애인을 위한 것이니 포장을 더 정성스럽게 해 주겠다고 하며 더 정성스레 해주었습니다. 거짓 하나 없이 10분 정도를 기다린 것 같습니다. 천천히 속지를 고르고, 포장지를 고르고, 끈 색을 찬찬히 매치해 본 뒤 Voila! 한번 외친 뒤, 또 천천히 포장을 하였습니다. 포장에는 또 어찌나 많은 시간이 걸리던지 5센티씩 구겨서 손으로 잡을 부분을 만들었습니다. 꽃집의 꽃을 전부 다 구경하는 동안에도 끝나지 않는 속도가 이곳의 속도인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한번 보고 말 누군가 일지라도 사랑을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을 조금 더 써야 한다는 말을 했던 마레지구의 어떤 꽃가게 사장님의 말과 느릿한 속도는, 조금 웃긴 표현이지만 파리스럽다고 느껴졌습니다. 한번 보고 말 누군가 일지라도 사랑을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을 조금 더 써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앉은 내내 나의 삶을 이루는 불가분의 사랑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몇몇의 사랑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분명 지금도 쓰고 있는 글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