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가는 길은 멀었다. 광주에서 순천으로, 순천에서 울진까지 5시간이 꼬박 걸렸다. 먼저 도착 한 순천 팔마경기장 주차장에는 쌀, 즉석밥, 라면, 생수 등이 쌓여 있었다.
#권분 운동
순천시는 나눔의 한 방식으로 코로나 19 발생 내내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권분 운동(조선시대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에게 곡식을 내어주도록 하던 일)을 하고 있다. “ 이 운동이 범국가적인 이재민 돕기 기부운동으로 확산돼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이재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허 석 순천시장님의 바람을 안고 울진으로 향했다. 우리 앞에 소방차를 에스코트 삼아 부지런히 뒤따라 갔다. 울진에 다다르자 나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멀리서 산 위에 피어오른 연기가 보였다. 하늘 위는 부지런히 소방헬기가 물을 나르고 있었다.
# 한 순간의 실수
담배꽁초 불씨가 바람에 날려 퍼진 듯 도로 주변 등성이와 나무는 새까맣게 타 있었다. 여기저기 화마의 흔적은 아픔으로 다가왔다.
누구의 잘못인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수 백만 그루의 나무와 동식물의 생명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동식물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동해안 산불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 축구장 2만 8744개를 불태우다. 동해안 산불 피해면적은 2만 523ha다. 22년 전인 2000년 동해안 산불피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이재민 438명(울진 335, 동해 96, 강릉 5, 삼척 2)이 발생했다. 지구 온난화로 미국 서부 일대와 호주에서도 산불이 크게 일어났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배출량을 줄여주는데, 탄소는 산불로 나무가 타면 다시 대기 중으로 버려질 수 있다. 이번 산불로 연간 209,230톤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상실되었다고 한다.
# RCY 금강산 식목행사
전후 조국의 황폐화된 산야에 나무를 심다. 1953년 4월 5일 식목일, 부산의 고등학생들이 1만 그루를 심으면서 청소년적십자(JRC)는 시작되었다. “ 인간은 자연보호, 자연은 인간보호”라는 표어와 함께 매년 창립기념일에 식목행사를 가졌다. 1990년 후반에는 ‘우리 학교 푸르게 운동’을 펼쳤다. 1990년대 단원들과 함께 창립기념일인 식목일에 나무를 심던 기억이 새롭다.
2003년에는 ‘남북 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 심기’ 행사가 금강산에서 있었다. 최근 북한 김정은 부인인 리설주(당시 11세)가 참여한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되었다. 또한 2013년 RCY(1973년부터 사용) 60 주년을 기념하여 분단의 상징인 철원 DMZ 접경지역에서 청소년적십자 단원과 지뢰피해자 5백여 명이 평화. 생명의 숲 조성 행사를 가졌다.
고등학생 최모군은 “ 나중에 통일이 돼서 북한 사람들과 같이 나무를 또 심었으면 좋겠다 ”라고 평화가 빨리 오기를 바랬다.
이번 동해안 산불지역인 울진-삼척의 산림 생태복원을 위해 대한적십자사는 ‘푸른 숲을 부탁해’라는 모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기부자 중 추첨을 통해 RCY 70주년인 2023년 4월에 나무 심기도 진행할 예정이다.
2003년 박용희군과 리설주가 금강산에서 식목하는 모습
#기후위기와 ESG
산불 이외에도 폭염, 혹한, 집중호우, 허리케인, 지진 등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은 증가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주범은 지구 온난화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여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는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 화석연료 사용, 가축의 증가와 음식물 쓰레기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기인한다. 2015년 파리협정이 채택되었고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으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하여야 하고, 2050년경에는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하여야 한다는 경로를 제시했다.
탄소중립은 탄소 발생량만큼 탄소흡수량을 동일하게 하여 제로화하는 것이다. 근대 산업혁명 이후 기업은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지구자원을 고갈시키며 자연을 파괴했다. “도대체 지구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 망가진 지구는 이상기온, 산림파괴, 빙하 침수 등으로 우리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기업의 목표는 ‘큰 기업’에서 ‘좋은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 좋은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환경과 사회 가치를 중시하는 ESG 경영을 추구한다. 따라서 모든 기업이 2010년 유니레버가 발표한 ‘지속 가능한 삶 계획(Sustainable Living Plan)’과 같은 장기 가치 창출 모델 계획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