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한 낮은 33도를 웃돈다
그칠 줄 모르는 혹서 때문인지
거침없이 치솟는 체온
해열제 세네 가지를 주고 나서야 간신히 떨어지는 2도.
고작 그 정도 일교차를 위해
어떤 날은 내 등에 장마가 몰아치곤 한다
병원 온도는 이제 막 24도
에어컨 찬 바람은
그들의 작은 계절 속으로 젖어들지 못한다
바깥과 동일한 음정으로 살지 못하는 많은 계절
여름밤 싱그러운 새벽 냄새가
그들의 품에 이슬처럼 맺혔으면 좋겠다
김훈 작가의 소설 '칼의 노래'가 종종 떠오른다. 꿈속에 아버지를 찾아온 아들 이면에게 장부가 칼을 놓친 것을 질타하며 돌아가라 단호히 외친다. 그러나 잠 깨어 그의 죽음을 작은 방에서 아픈 몸을 웅크리고 누가 들을까 숨죽여서 슬피 운다.
간호사 일을 시작하고 나서 일 년 간은 죽음 앞에 누구보다 덤덤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술에 잔뜩 취한 채 누구보다 슬피 울었다. 아직도 이유는 모른다. 지금은 너무 많이 울어서 우는 법도 잊었다.
병원은 너무 춥다. 그런데 어중간하게 춥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괜찮을 거야 일말에 소망이 항상 일렁인다. 그리고 그 살얼음을 딛는 순간 와작하며 무너진다. 차가운 강물에 내 감정이 빠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