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을 보며 나의 마음을 봅니다.
삭막한 길 위에서 산다고 해서 마음까지도 삭막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자신의 힘든 삶을 알기에 너의 힘듦을 이해하는 거 같다. 기다리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아서 눈치껏 자신의 차례를 기다릴 줄 안다.
어떻게 내 차소리를 아는지 아파트 주차장 한 곳에 주차를 하면 냥이들은 하나 둘 모여든다. 사료그릇에 사료를 붓기 시작하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가 사료를 먹는다. 어떤 날은 내 뒤로 세 마리의 고양이들이 일렬로 줄서서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곳의 아이들은 싸우지 않는다. 자신만 많이 먹겠다고 욕심부리지도 않는다. 물론 하루종일 이곳에서 지켜보지 않아 내가 못 본 것일 수도 있으나 밥 줄 때마다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발정기 때 수컷끼리의 싸움은 가끔 한 두 번 본 적이 있지만 밥 줄 때는 얌전히 기다린다. 착한 녀석들….
서로가 조금씩 배려하고 서로가 조금만 기다려 주면 되는 것을 고양이들은 아는 것 같다.
심지어 임신한 암컷 냥이들이 오면 수컷들은 뒤로 물러나 암컷이 실컷 먹을 수 있게 기다린다. 다른 냥이들도 기다린다. 그다음 우선순위는 새끼를 낳은 냥이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른 냥이들이 모여들어 먹는다.
이 아이들은 말하는 것 같다.
"힘들어도 같이 가쟈. 외로워도 조금만 더 견뎌보자."라고.
이 작은 녀석들은 삶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