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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uCHO Mar 24. 2024

제11화_두 번의 행운을 맞이하다

대기업 임원의 아름다운 퇴임과 부활 이야기


도서관 복도를 벗어나 외부로 나와 전화를 걸었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지요?”

“네. 전무님. 새해가 조금 지났는데 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아닙니다.”

“다름이 아니라, ㈜○○○○○ 아시지요?”

“네. 우리 회사가 출자한 지방에 있는 회사, 알고 있습니다.”

 

5개 사가 출자하여 설립된 ㈜○○○○○은 지방에 소재한 작은 규모의 회사이다.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할 차례입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전무님을 추천 내정 하였습니다. 가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답하였다.

“가겠습니다.”

 

수개월 전이었다면 제법 망설였을 것이다.

내가 가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포지션이라는 자만심이 고민하게 만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저것 재지 말고 빨리 포지셔닝하기로 마음을 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결정하였다.

 

그 회사는 출자한 5개 사가 2년씩 돌아가면서 대표이사를 맡아 왔는데 마침 올해 3월이 우리 회사의 순번이 된 것이다. 한 회사를 기준으로 본다면 8년에 한 번씩 순서가 돌아온다. 이 타이밍에 우리 회사의 순번이 되었고, 여러 퇴임 임원 중에 운 좋게도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퇴임 이후 첫 번째 행운이 나를 찾아왔다.

 

일단 갈 곳이 정해지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올해 3월부터 2년 임기이면 비상근 고문 기간 남은 1년과 비교하면 1년 2개월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안도감도 느껴진다. 가족을 포함한 주위 사람들도 잘 되었다고 격려를 해 준다.

 

그리고 며칠 후 갈 회사의 부장이 연락을 먼저 주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물어보겠다고 하였다.

 

대표이사 부임하기 전까지 2 달반 정도 남았다. 현업 복귀에 앞서 회사 생활 모드로 전환하기 위한 예열, 2년간의 지방 생활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 갔다.

 

그러던 중 1월 말 즈음 두 번째 행운이 찾아왔다.

모르는 사람의 문자 메시지였다.

 

‘안녕하세요.

서치펌 ○○○○○의 헤드헌터 ○○○ 입니다.

BP사를 통해 연락드립니다.

대기업 계열사의 총괄 사업부장 포지션이 오픈되어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신지 여쭤보며 회신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갈 곳을 확보해 둔 상태에서 지원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채용이 되지 않더라도 프로세스를 밟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바로 답신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지원 가능한 포지션이라면 지원해 보겠습니다.‘

 

잠시 후 헤드헌터는 전화를 통해 어떤 회사인지, 앞으로 어떤 절차인지 나에게 알려 주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새로운 기대와 욕심이 나를 부추겼다.

‘제안받은 회사에 가게 된다면 좋겠다.’



 

다음 예정 글 : 제12화_행운을 쥐기 위한 4번의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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