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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길 May 26. 2024

비오는 날 아침에

기숙사 입실의 날

 발행이라는 버튼을 누른지 30초도 지나지 않아서 새로이 글을 쓰게 되었다. 글 쓰는 것을 그 정도로 좋아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나의 대답은 no였다. 그럼 왜 발행하자마자 글을 다시 쓰느냐면, 연재북, 작품에 발행해야했을 것을, 다른 곳에 발행해버렸다.


 빨리 분량을 채워야한다. 오늘 원래 1시 전까지만 글을 쓰고 수행평가 준비 좀 하다가 공부를 할라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침착해져야 한다. 이러한 경험이 또 다른 글쓰기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노인과 바다의 작가는 노인이 낚시하는 걸로 책을 한편을 만들어냈지 않은가? 나라고 불가능할 것이 뭐 있겠나.


 체육대회 끝난지 일주일하고 조금 더 지났다. 체육대회 전까지는 수행평가가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학교에 등교한다는 것이 매일 행복하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러나 체육대회가 끝나고 바로 다음주, 매 수업시간마다 미친듯이 수행평가 공지가 몰려온다. 해야할 일 목록이 점점 늘어간다. 젠장.

 원래 나의 수행평가 준비 스타일은 전날 밤 혹은 당일날 아침이다. 보통 점심시간 이후에 수행평가가 있으면 당일날 아침과 점심시간에 준비를 하는 편이고, 점심 시간에 전에 수행평가가 있다면 전날 밤에 준비를 하는 편이다. 준비를 이 시간에 한다면 누구나 똑같이 말할 것이다. 그래가지고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결과물이 나오겠냐고. 그 말에 대한 나의 대답은 "나온다"이디.


 수행평가 준비를 함에 있어서 준비할 시간이 많은 것은 당연히 유리한 점이며, 결과물의 질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심적으로 봐야할 점은, 내가 현재 재학중인 학교는 공부라는 것을 해본 적 없는 아이들이 80%이상은 되는 아이들이었다. 수행평가라고 하면 그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복사하고 그대로 써내려가는 것이 끝이다. 그러나 나는 내 능력으로 수행평가를 본다. 왜냐하면 내 능력이 다른 애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만이 아니다. 내가 엄청난 천재인 것도 아니다. 그저 나와 같은 선상에 있는 아이들의 수준이 낮은 것이다. 심지어는 다항식의 덧셈도 할 줄 모르는 애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 사실 만으로는 내가 수행평가 준비를 단기간에, 소위 말하는 벼락치기로 준비하는 것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벼락치기를 하더라도 내가 웬만한 아이들보다 결과가 월등히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학교에는 나보다 더 뛰어난 놈이 있다. 그 녀석들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드려면, 더 좋은 점수를 만들려면 나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했다. 그럼에도 내가 벼락치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나는 학업에 목숨을 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이번 중간고사 성적으로는 내 등수가 330명 중에 전교 10등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중간고사 결과에 비해 등수가 높게 나와서 꽤나 놀랐다. 그러나 딱 이만큼이 내가 원하는 정도였다. 아니, 딱 이 만큼만을 원한다. 이것보다 더도, 덜도 나는 원하지 않는다.

 나보다 등수가 높은 곳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다 학업에 목숨을 거는 아이들이다. 누구보다 공부를 중시하며, 생활기록부에 좋은 것만 적히도록 열심히 활동하는 아이들이었다. 다 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겠지. 다르게 표현하자면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나는 추구하는 바가 조금 다르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처럼 성인이 되어서  살고 싶다. 백수처럼 삶에 무책임해진다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돈을 벌며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그러한 삶의 과정에서 취미를 즐기고, 여행을 다니는 등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가는 것이 내가 바라는 삶이다. 그렇기에 나는 성적에 매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깨달음을 얻은 스님처럼 만사에 태평하고, 소유욕이 없고, 만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처럼 되고 싶다.


 해야할 수행평가가 산더미이다. 더 이상 글을 쓸 시간이 없다. 젠장, 바로 내일만 해도 ppt발표에, 음악 수행평가에다가 과학탐구 실험 수행평가까지 있다. 얼른 준비해야한다. 학생은 더럽게 바쁘다. 젠장. 사회에 나가면 더 힘들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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