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연장을 망설인 끝에 1년 더 근무하다

엄마의 수술로 눈물 쏟던 날, 꽃다발 받으며 울컥했던 마지막 근무날

by Chatoyant

2023년 9월 하반기 공채가 시작될 무렵,

계약 만료까지 한 달 정도 남았을 때,

나는 계약 연장을 할지 말 지 굉장히 고민했다.


농협은행 일반계약직의 경우 최초 1년 계약 이후 계약 연장을 통해 최장 2년 근무가 가능했는데,

현실적으로 돈을 더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계약 연장을 해서 1년 더 근무하고 싶었다.

하지만 금융공기업 A매치부터 시중은행까지 제대로 준비해서 2023 하반기에 최종합격하며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굉장히 망설였던 시기였다.

그래도 선택은 해야 했기에 우선으로 생각한 건

만약 퇴사하고 준비했을 때 전부 다 탈락해서 또다시 계약직 자리를 알아보게 될 경우 지금의 근무환경보다 더 좋은 회사를 갈 수 있는가였다.

급여랑 상여금 그리고 분기별 복지포인트까지 급여에서 주는 안정감과 만족감이 컸던 덕분에 이보다 더 좋은 계약직 자리는 어려울 것 같았다.


망설임 끝에 나는 계약 연장을 하였다.

그리고 연차가 한꺼번에 생성된 것을 확인하면서 근무 2년 차가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 났다. 이제 내년까지 또 열심히 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24년 3월, 나는 눈물을 쏟게 된다.

엄마한테 악성일지도 모르는 종양이 발견돼서 확률은 반반인데 좋지 않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엄마랑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더니 멈추질 않고 마음이 저릿하며 아팠다.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데도 간절히 기도했다.

금융권 정규직 공채 합격은 지금 아니어도 되니까 엄마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서 건강을 회복하고 함께 더 행복한 인생을 살게 해달라고 말이다.


다행히 엄마의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악성이 의심됐던 종양도 아니라고 최종 판정됐다.

나는 상반기 정규직 공채에 또 합격하지 못했지만 엄마랑 다시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는데 어느새 하반기가 됐다.

계약만료일이 다가올수록 나는 내 후임으로 들어올 사람을 위해 인수인계서를 미리 만들면서도,

하반기 공채도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퇴사하기 전에 한국산업은행과 농협은행 6급 서류전형 합격 소식을 확인하게 되었다.

두 은행 모두 벌써 3번째 서류전형 합격이었다.

퇴사 이후 필기시험 예정이라서,

조금이라도 준비할 기간이 있어서 행복했다.


그런데 근무 마지막 날, 업무가 많이 바빠서

나는 마지막 마무리를 위해 야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팀원분들께서 꽃다발을 건네주셨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팀 잊지 말아 주세요'라는 문구를 보면서

나는 행복해서 울음보다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마무리할 수 있었고

남아계신 분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배웅해 주셨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도중에 팀 단톡방에도 마무리 인사를 하고 나왔다. 정말 끝이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팀장님으로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답장이 왔고, 그동안의 시간이 스쳐 지나가면서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졌고, 감사한 마음으로 퇴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또 하나의 계약을 마치면서,

흔들린다는 사실 자체를 실패로 여기지 않고,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도 용기라는 걸 배웠다.

그 깨달음은 어떤 합격보다 오래 남은

다음 선택을 향해 움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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