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전달, 반가움, 깨달음
스르스르스르스르스르스르스르스르
뚜르뚜르뚜르뚜르뚜르뚜르뚜르뚜르
츠빗츠빗 츠빗츠빗 츠빗츠빗 츠빗츠빗
풀벌레가 운다. 매미의 울음이 그치고 그 자리를 풀벌레가 차지했다.
아무리 무슨 일이 있다고 해도, 자연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간다.
매년 그 시기가 되면 으레 그렇게 되는 것이 자연의 커다란 힘이라고 생각한다.
스르스르스르스르
뚜르뚜르뚜르뚜르
츠빗츠빗츠빗츠빗
시골로 내려가면 여기에 다른 소리들이 섞인다
개굴개굴개굴개굴
개굴개굴개굴개굴!!!
개굴개굴개굴개굴!!!!!!
부드럽게 공기 중을 떠 다니던 풀벌레 소리는 이 개굴 소리가 섞여 들면서 아주 시끄러워진다.
어쩌면 매미 소리를 대체하는 것은 개구리 울음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도시에서는 듣기 힘든, 그런 소리.
개굴개굴이 빠진 도시의 다정한 풀벌레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며칠 전부터 스르륵대고 있었지만, 어느 날 문득 퇴근하다 풀벌레 소리가 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아, 이제 여름이 끝나가는구나. 이제 가을이 오겠구나.
풀벌레는 소리로 계절 소식을 전해주는 자그마한 전령들이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풀밭 바닥을 헤쳐보고 싶지만 참아야 한다. 전령들이 도망가면 안 되니까.
이들의 소리가 뚝 끊기는 그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겨울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