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당근이 귀찮다면 아름다운 가계로

by 보너

당근은 환경을 보호하는데 아주 좋다. 무슨 말이냐고? 먹는 당근이 아니라, "당근!", "혹시... 당근...?" 의 그 당근이다. 안 쓰는 물건을 되파는 중고거래 앱말이다. 당근은 근데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내가 손해를 보면서 파는 것은 아닌지, 또 이건 사람들이 살만한 물건인지. 이런 여러 조건이 부합하는 물건을 팔면 기분이 좋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건 만원에는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사람들은 '중고'를 비싸게 사고 싶지 않다. 그럼 나는 손해를 보기 싫으니까 그냥 팔지 않고 집안에 모셔놓거나 버리는 것이다.


주말에 집 정리를 했다. 안 그래도 좁은 집. 옷장에 문이 닫히질 않고 살려달라 비명을 지르길래 옷장정리를 했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받았지만 샀지만 내가 손이 잘 안 가는 옷들이 7벌, 공짜로 받은 노트북 가방, 모자, 목도리, 신발도 7개. 모두 당근으로 하나하나 팔자니 신경질이 났다.


근데 버리자니 아까워서 근처에 아름다운 가계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다행히 버스로 10분 거리에 하나 있었고 몽땅 모아 가계에 가져다주었다. 내가 그냥 버릴 뻔한 물건을 재사용도 하고 기부도 되니 참 편하고 또 기분이 괜히 좋았다.


그리고 기부 영수증도 끊어주어 나중에 연말 세액 공제가 된다고도 하니 정말 돈 번 기분이다. 여러분도 당근이 귀찮은 물건들을 모두 모아 한번에 아름다운 가계에 가지고 가면 어떨까. 물론, 정말 낡아 해진 것들은 버려야겠지만, 멀쩡하지만 손이 가지 않는 것들을 정리하니 집도 넓어진 것 같고 기분이 좋았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2화자잘한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