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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거베라

작은 소소한 기쁨

by Kidcook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양가부모님께 보내드리고, 싱싱하고 예쁜 꽃이 모두 잘 도착하는 바람에 뿌듯하고 있었으나 정작 우리 집은 카네이션이 없어서 조금 섭섭한 마음에 라이브방송으로 초특가 생화판매를 하고 있길래 '제철꽃 10송이 미니생화다발'을 구매했다. 종류를 랜덤으로 선택해서 뭐가 올지 몰라서 궁금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열어보니 국화 미니다발과 거베라 한 송이가 들어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거베라 한 송이가 달랑 들어있어서 조금 실망했으나 샛노란 국화들이 너무 귀엽고 예뻐서 은은한 연분홍 거베라가 우아하게 고개를 들고 있으니 뭔가 우아한 백조 같은 느낌이랄까 돋보임이 있었다.

그래도 목이 부러지거나 시들은 것 없이 모두 우리 집에 잘 도착한 게 어디냐. 아무튼 또 고맙다. 그래서 만족하기로 하고 바로 꽃병에 차가운 물을 붓고, 줄기 끝을 사선으로 잘라서 물 올림을 해주었다. 몇 시간이 지나자 축 쳐져 있던 거베라가 머리를 서서히 들어 올리고, 약간은 생기를 잃었던 국화들이 생기를 되찾으며 싱싱해지기 시작했다. 내 마음도 싱싱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예전에는 꽃사진을 프사에 올리고, 핸드폰 배경화면에 올리는 걸 보면 촌스럽게 무슨 꽃 사진이람.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프사에 꽃사진을 올리고, 배경화면에 설정도 역시 꽃이다. 나이를 먹으면 꽃이 좋아진다더니 정작 내가 나이가 들은 건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꽃을 사는 행위나 꽃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행위나 나의 만족이고 행복이니 남한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나만 좋으면 된 거다.


날씨가 더 무더워지면 배송도중 꽃이 시들을 테니 더는 온라인 주문은 못할터이다. 그전에 한 번 더 구매를 해볼까 싶기도 하다. 꽃을 보며 행복해지는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기쁨을 한 번은 더 누려보고 싶다.

작년에는 더운 여름에 꽃꽂이를 배우러 다니느라 꽃꽂이 한 작품을 집에 갖고 오면 더운 여름이라 일주일 겨우 유지하는 게 너무 안타깝고 슬펐는데 올해는 여름엔 사지 않기로 다짐해 본다.


베란다에 있는 작년에 산 수국이나 잘 키워보도록 하자. 작년에 샀던 수국은 겨우내 시들은 가지를 쳐내고 다듬어주었더니 올해도 어김없이 잎이 풍성하게 잘 자라면서 수국 꽃망울이 몽글몽글 좁쌀처럼 뭉쳐져 올라와있다. 다음번에는 수국이 활짝 핀 사진과 함께 후기를 올려보아야겠다.

오늘도 꽃을 볼 수 있음에, 느낄 수 있음에, 행복한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고 하루를 마무리해본다.



<국화와 거베라 구매후기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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