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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댜댜-

마음의 안식처

by 풍또집

둘째 아이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해보려 한다.



둘째 아이를 글에 담기가 어째 어렵게 느껴졌었다.

내뱉는 모든 소리와 움직임을 기록하고 간직하고 싶지만 텍스트로 적어내기엔 너무 조그만 것들이라 영상에만 담아뒀다.



이제 막 옹알이를 오물조물

열심히 빚어내는 아직은 너무 어린 아기.



그런 아이가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댜-댜"

"으댜-"

"음-마-"

이 세 가지뿐이다.



이 세 가지의

도무지 언어라고 할 수 없는 소리를 가지고서

엄마에게 다양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말을 걸어온다.



하루는 집안을 기어 다니다가

서랍장에 콩- 머리를 찧었다.



"흐에-" 울음을 시작하려다가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와 눈이 마주친다.



뚝.

울음을 그치더니

통. 통.

열심히 손을 들었다 놨다 하며

엄마에게 기어 온다.



그러더니 엄마에게 도착해서는

엄마 다리에 양손을 올리고

이내 얼굴까지

폭- 엄마 다리에 묻는다.



이제 안심이라는 듯,

고개를 옆으로 돌아 뉘이며

눈을 감는다.



상처를 받았다.

울음이 날 뻔했지만

엄마를 찾았다.

마음의 안식처를 찾았다는 듯 힘차게 기어와

이제 안심이라고 폭 안겨버리는 너의 모습.



반지르르.

윤이 나는 동그랗고 말랑한 볼이 다리에 닿아 간질인다.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마음이 가득 찬다.



이 작은 생명체가

내 마음을 꽉 채우는 그 무게감은

이루 말로 표할 수가 없다.



엄마가 되었고

엄마라는 이름 말고

내 이름으로 행복을 잃지 않기 위해 힘을 썼다.



그런데

자꾸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행복해진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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