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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또집 Oct 30. 2024

댜댜-

마음의 안식처

둘째 아이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해보려 한다.



둘째 아이를 글에 담기가 어째 어렵게 느껴졌었다.

내뱉는 모든 소리와 움직임을 기록하고 간직하고 싶지만 텍스트로 적어내기엔 너무 조그만 것들이라 영상에만 담아뒀다.



이제 막 옹알이를 오물조물

열심히 빚어내는 아직은 너무 어린 아기.



그런 아이가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댜-"

"으댜-"

"음-마-"

이 세 가지뿐이다.



이 세 가지의

도무지 언어라고 할 수 없는 소리를 가지고서

엄마에게 다양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말을 걸어온다.



하루는 집안을 기어 다니다가

서랍장에 콩- 머리를 찧었다.



"흐에-" 울음을 시작하려다가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와 눈이 마주친다.



뚝.

울음을 그치더니

통. 통.

열심히 손을 들었다 놨다 하며

엄마에게 기어 온다.



그러더니 엄마에게 도착해서는

엄마 다리에 양손을 올리고

이내 얼굴까지

폭- 엄마 다리에 묻는다.



이제 안심이라는 듯,

고개를 옆으로 돌아 뉘이며

눈을 감는다.



상처를 받았다.

울음이 날 뻔했지만

엄마를 찾았다.

마음의 안식처를 찾았다는 듯 힘차게 기어

이제 안심이라고 폭 안겨버리는 너의 모습.



반지르르.

윤이 나는 동그랗고 말랑한 볼이 다리에 닿아 간질인다.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마음이 가득 찬다.



이 작은 생명체가

내 마음을 꽉 채우는 그 무게감은

이루 말로 표할 수가 없다.



엄마가 되었고

엄마라는 이름 말고

내 이름으로 행복을 잃지 않기 위해 힘을 썼다.



그런데

자꾸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행복해진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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