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안식처
둘째 아이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해보려 한다.
둘째 아이를 글에 담기가 어째 어렵게 느껴졌었다.
내뱉는 모든 소리와 움직임을 기록하고 간직하고 싶지만 텍스트로 적어내기엔 너무 조그만 것들이라 영상에만 담아뒀다.
이제 막 옹알이를 오물조물
열심히 빚어내는 아직은 너무 어린 아기.
그런 아이가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댜-댜"
"으댜-"
"음-마-"
이 세 가지뿐이다.
이 세 가지의
도무지 언어라고 할 수 없는 소리를 가지고서
엄마에게 다양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말을 걸어온다.
하루는 집안을 기어 다니다가
서랍장에 콩- 머리를 찧었다.
"흐에-" 울음을 시작하려다가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와 눈이 마주친다.
뚝.
울음을 그치더니
통. 통.
열심히 손을 들었다 놨다 하며
엄마에게 기어 온다.
그러더니 엄마에게 도착해서는
엄마 다리에 양손을 올리고
이내 얼굴까지
폭- 엄마 다리에 묻는다.
이제 안심이라는 듯,
고개를 옆으로 돌아 뉘이며
눈을 감는다.
상처를 받았다.
울음이 날 뻔했지만
엄마를 찾았다.
마음의 안식처를 찾았다는 듯 힘차게 기어와
이제 안심이라고 폭 안겨버리는 너의 모습.
반지르르.
윤이 나는 동그랗고 말랑한 볼이 다리에 닿아 간질인다.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마음이 가득 찬다.
이 작은 생명체가
내 마음을 꽉 채우는 그 무게감은
이루 말로 표할 수가 없다.
엄마가 되었고
엄마라는 이름 말고
내 이름으로 행복을 잃지 않기 위해 힘을 썼다.
그런데
자꾸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행복해진다.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