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가장 잠이 많은 사람은 엄마다.
제일 먼저 일어나서 아이들을 챙기곤 하는 엄마들이 많겠지만
우리 집은 우선 아이들이 가장 먼저 눈을 뜨고
그다음은 아빠다.
출근이 늦은 남편 덕에
엄마는 그 덕을 톡톡히 보며 늦잠을 자곤 한다.
남편의 배려로 꿀 같은 잠을 자다 보면
갑자기 방이 시끌벅적해진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기 전 엄마에게 인사를 하러 온다.
늦잠꾸러기가 눈을 뜨면 아이는 엄마를 안아주며 말한다.
"엄마 잘 자떠요~?"
정말이지,
잠에서 깨서 품에 아이를 안고 저 말을 듣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전에는 몰랐다는 것이 억울할 정도이다.
아이들이 엄마를 깨우기 전에
엄마가 먼저 일어나도 상황은 같다.
놀고 있다가도 아이는 달려와 폭 안기며 말한다.
"엄마 잘 자떠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엄마의 눈을 바로 봐주며
다정히 건네는 말.
아마도 아빠가 가르쳤으리라.
교육 한 번 잘했다.
남편이 이제껏 해낸 업적 탑 파이브 안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아이는 이 문장 하나로 엄마의 미소를 얼마나 오래 볼 수 있는지도 배웠다.
해서 아이의 이 화법은 언제 어디서도 적용된다.
"엄마 일 잘 가따 와떠요~?"
"엄마 공부 잘 해떠요~?"
문장은 달라져도 엄마를 바라보는 눈빛과 고개를 숙여 엄마 얼굴을 바라보는 건 변하지 않는다.
아이가 10개의 잘못을 해도
이 장면 하나면
응어리 진 게 스르르 풀린다.
언제까지 이 아이가 내 눈을 이리 직선으로 바라봐주고
내 안부를 다정히 물어줄까.
이 순간 하나로
평생 자식이라면 뭐든 품어주며 살게 되는 것이
언제까지고 을로 살게 될, 그게 부모의 운명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