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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트랄 Dec 17. 2024

맥도널드 할아버지

뉴욕에서 돌아오는 기차역 저녁 아홉 시

맥도널드에는


길고 허연 수염의 와스프 할아버지가

야구모자를 쓴 채로 유리창 안에서

혼자 감자튀김과 햄버거를 씹고 있었다


둥그랗게 뜬 벽안

왠지 텅 비어있는 입꼬리

플랫폼에서 쏟아져 나오는

다인종들을 구경하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

생쥐들과 전투를 벌였을 것 같은

호두까기 인형 병정의 눈알이


도르르

굴러가고 있었다


삶은 시간이 지나면 배가 고파오는 것

그래서 언제나 뭔가 계속 먹어야 하는 것


그래도


누군가 혼자 먹는 걸 보는 건

미국이든 한국이든 정말로

못할 짓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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