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2

by 유정 이숙한

지난해 150만 원 주고 아들들이 사준 2011년 생 내차, 모닝.

님이 귀갓길에 주차된 내 차 아래, 오일이 흐른 자국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안 그래도 오늘 차 점검을 하러 가려고 했다.


카센터에 가서 오일교환을 해야 하는지 점검해 달라며 오일이 새는지

봐달라고 했더니 오일이 바닥에 있어 찍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큰일 날 뻔했다. 일단 오일을 넣고 차를 떠서 올려보니 오일이 줄줄 센다.


내차가 내 나이쯤 됐으니 부품도 수명을 다한 것.

25만 원에 엔진과 미션 내리고 새는 것을 교체해 주기로 했다.


차를 맡기고 택시를 타고 오면 금방 오는데 요즘 글 쓴답시고

운동을 하지 않아 뱃살과 체중이 20년 전으로 회귀할 판이다.

핑계김에 운동 겸 걸어오는데 3킬로쯤 되는 거리라 멀었다.


비가 내린다고 하더니 흐리더니 해가 반짝 떠서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팔이 걱정이다. 검버섯이 활짝 피었는데 숫자를 늘릴 판이다.



1.8킬로쯤 걸어오니 버스가 생각났다. 발목이 시위 준비 중이다.

택시비를 아끼려고 걸어오는데, 잠시 쉬려고 카페에 가면 찻값이 아깝다.

오래된 중국집이 열려있는데 짬뽕이 육천 원이다. 커피값이나 비슷하다.

점심 때도 되어가고 뜨거운 해도 피하고 다리의 쉼을 위해 들어갔다.

육천 원짜리 짬뽕인데 양만 적을 뿐, 내용물이 부실하지 않다.


요즘 불황이라 가게들이 문을 닫는 곳이 늘었다.

다들 허리띠 졸라매고 아끼나 보다.

요즘 앉아서 글만 썼더니 돼지가 되었다.

20년 전 몸무게에 육박한다.

짬뽕은 국물은 남기고 건더기만 먹었다.



1.5킬로를 걸어오니 조암장날이다.

가게 하는 교회 집사님이 커피 한 잔 하고 가라고 붙잡기에

커피 한 잔 마시고 다리도 좀 쉬었다.


모처럼 갔는데 뭐라도 팔아드려야 해서 양파를 샀는데

사모님이 어찌나 많이 줬는지 오천 원 어치가 엄청나게 무겁다.

레몬 몇 개랑 아픈 다리를 끌고 집에 왔는데 키를 찾으니 없다!

차키에 매달려 있는 것을 깜박했다. 머피의 법칙인가,


힘들게 걸어왔는데 다시 차 있는 곳에 가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친구에게 전화를 거니 통화가 되지 않는다.

옆지기는 화성시 시니어 70대 축구 경기하느라 귀가하려면 멀었다.


통화가 되지 않아 계단에 다리를 뻗고 걸터앉아 있는데

님에게 전화가 왔다. 집에 도착하려면 한 시간 걸린다고 한다.


하나로마트에 가서 김밥 재료를 사서 매장 한 켠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가 같이 만나서 집으로 들어왔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김밥을 한 번도 싸간 적이 없다. 맨밥을 싸갔으니까.

고등학교 다닐 때 손수 김밥을 쌌는데 전날 밤에 싸서 아침에 가져갔다.

동생들 소풍 갈 때도 내가 서툰 솜씨로 김밥을 싸줬다.


엄마는 구멍 가게 하시느라 바빠서 김밥을 싸준 적이 한 번도 없다.

김밥을 싸니 옛날 생각이 난다.


김밥 재료를 준비하고 찬밥까지 김밥을 말았더니 8줄이나 된다.

밥이 질게 되었지만 내일 가면 꼬들해지니 괜찮다.

오이와 파프리카, 당근, 아참 계란은 상할 수 있으니 냉장고에 넣어야 할까 보다.

아침을 먹지 않고 온 회원들 나눠먹으라고 더 싼 것인데

울님 왈, 다리도 아픈데 힘들게 김밥을 쌌다고 핀잔하더니

김밥 한 줄 뚝딱 해치운다.



keyword
화, 목, 토 연재
이전 05화이십 년 품었던 자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