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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요!

[ 에세이 ] < 내가 나에게 위로를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2025년 11월 28일 병설유치원 올해 마지막 근무 일이었다. 11월 27일 근무 중에 일곱 살 먹은 아이가

"할머니 선생님 내일까지 오세요? 할머니 선생님 볼 수 없어 슬퍼요!"

그 아이는 손재주가 많은 아이다. 평소 나와 대화가 많지 않았다. 종이접기 책을 보고 연구하고 생각하며 척척 잘 접는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이 내게 종이접기를 해달라고 해서 순서대로 해보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때마다 그 아이에게 물어보면 방법을 잘 찾아주었다.

글씨를 알아서 책을 읽어주지 않았는데, 어느 날 내게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기쁜 맘으로 책을 읽어주었다. 글을 몰라서 그런게 아니라 책에 나오는 아이나 어른의 목소리로 구연동화하며 읽어주기 때문에, 옆에서 들을 때 듣기에 재미 있고 부러웠던 모양이다.


방과 후 선생님도 헤어지려니 무척 서운해 하신다. 4개월 근무했지만 정이 푹 들었다. 나 역시 아이들을 만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무척 서운하다. 두 달 후면 다시 만날 거라고 아이들에게 말해주는데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그렇게 믿고 싶다.

그 아이가 슬프다고 하니 내 마음이 찡했다. 아이들이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여섯 살 아이들이 응가하고 도움벨을 부르면 도움을 주러 간다. 예쁜 똥을 누웠다고 칭찬해 주었다. 아이들이 야채나 채소를 잘 먹지 않아서 대부분 변이 굳어있는 편이다. 도움을 줄 때마다 "할머니 선생님, 오늘은 무슨 똥이에요?"하고 물으면 난 "오늘은 염소똥이 아니고 소시지 똥이라 예쁜데! 채소와 야채를 많이 먹었구나? 잘했어요."라고 말해준다. 되지 않게 잘 누웠을 때, "오늘은 아주 예쁜 황금똥을 누웠네, 예쁜 **똥 안녕!"하고 말하며 물을 내리라고 하고 화장실에서 먼저 나온다. 아이들은 도움을 받는 것을 쑥스러워한다. 하지만 예쁜 똥을 누웠다고 칭찬해 주고 야채와 채소를 잘 먹어서 그런 거라고 말해주면 표정이 예쁘다

아이들 아려서 밤중에 배가 아파서 병원 응급실에 간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대부분 장에 변이 차서 배가 아픈 경우였다.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대한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했다. 내가 윗배가 아픈지 아랫배가 아픈지 물어보니 아랫배라고 했다.

난 그 아이에게 "그건 **의 몸속에 있는 똥이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신호를 보낸 거야. 화장실에 가서 응가하고 오면 배가 아프지 않을 거야!"라고 말해주니 머리를 갸우뚱 거리며 화장실에 갔다. 볼일을 보고 온 아이에게 "지금도 배가 아프니?"하고 물어보니 배가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에게 "똥을 누울 때 시큼한 냄새가 나면 소화가 되지 않는 건데, 냄새가 나지 않으니 아주 건강한 거야."라고 말해준다. 어떤 아이는 똥을 눕고 코를 쥐는 아이도 있다. 그건 미안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할머니 선생님은 냄새가 나지 않는데?"하고 말하면 그 아이는 자기는 냄새가 난나고 말한다. 아이들이 누운 변이 더럽거나 냄새가 나지 않고 사랑스럽다.


유치원에 근무하는 동안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놀이도 하고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다.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와 놀아주고 잘 하는 것을 칭찬해 주고 자연스럽게 다른 아이와 같이 놀도록 유도해 주었다. 아이들에게 친구 같은 할머니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었는데 성공한 거 같아 감사한다. 아이들을 보면 내가 더 행복했다. 아이들은 아침일찍 집을 나와 오후 6시까지 유치원과 학원에서 배우고 익히고 놀이하며 사회생활을 배우며 시간을 보낸다. 내년에도 아이들을 만날 것을 기대한다.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12월과 1월. 두 달을 보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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