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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한마녀 Nov 11. 2021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

나는 거의 매일 요가를 한다. 하루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빠뜨리는 날도 물론 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주말에는 1시간을 하기도 하고 시간이 빠듯한 평일에는 10분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라도 몸을 풀어준다. 이제는 몸이 더 잘 알고 있다. 요가를 해야 비로소 내 몸이 깨어난다는 것을. 하루를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온 힘을 쏟아부은 펌프질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것처럼 내 몸을 움직여 열을 내고 땀을 흘려서 몸속 깊이 숨어있는 활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요가를 접한 것은 사실 좀 더 오래전이다.

아들, 딸이 어린이집을 다닐 때쯤이었다. 집 가까이에 쇼핑몰이 생겼고, 거기 문화센터에서 요가를 처음 접했었다. 3개월치 등록을 했지만 한 달도 채 가지 않았다.

50분 수업이 왜 이리도 길고 지루하던지. 재미도 없고, 힘들고, 짜증 나고.

나에게 전혀 맞지 않는 운동이라고 확신했다. 그때만 해도 젊었었나 보다. 혈기왕성한 젊음에 정적인 요가는 한없이 느리고 고통으로만 다가왔다.



 지금은 그 지루한 요가에 푹 빠져있다. 오히려 그 지루함을 넘어선 고요함을 좋아한다. 하루를 지내다 보면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나만을 생각할 여유를 찾기가 어렵다. 요가는 나에게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요가를 하는 동안은 오직 나만을 바라보고 나만의 세상에 빠질 수 있다. 그 소중하고 귀한 시간 덕분에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 속에서도 나 자신을 단단히 잡을 수 있다.

요가 매트 위에 앉는 순간 내 마음속으로 나만의 여행을 하게 된다.

그 누구도 초대할 수 없는 최고의 여행지이다.



식물을 돌보는 일 또한 내가 매일 하는 일 중의 하나이다. 200개 정도의 화분에 식물을 돌보고 있으니 손이 바쁘다. 그날그날 물을 줘야 하는 식물들이 있다. 마른 잎을 정리해 줘야 하는 식물들도 있고 가지를 정리해 줘야 하는 식물들도 있다. 뿌리가 화분 구멍으로 튀어나와 더 큰 곳으로 분갈이를 해줘야 하는 식물들도 있다. 벌레가 생기진 않았는지 잎 앞뒤를 샅샅이 살펴봐야 한다. 메마른 잎에는 분무기를 뿜어줘야 한다.



식물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제2의 육아를 하는 것만큼이나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든다. 하지만 식물을 돌보는 시간은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마른 흙에 촉촉이 물을 적시면 옹졸하고 메말랐던 내 마음도 촉촉해지고 여유로워진다. 마른 잎을 정리하면서 마음속에 쌓여있던 여러 감정의 찌꺼기들이 깨끗이 사라진다.

햇살을 받으며 그림자를 드리운 식물을 바라보는 일은 그 어떤 순간보다 내가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시간이다.



요가를 하면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되고, 식물을 보살피면서 내 마음속을 돌보게 된다. 요가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고, 식물을 키우면서 집안 공기도 깨끗해지고 내 마음도 정리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두 가지이다.

항상 식물을 가까이에 두고 평생 요가하는 할머니가 되는 것!



소박하면서도 황홀한 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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