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퇴근길에 동네 G마트에서 장을 볼 때 산 꿀땅콩이다. 철저히 나를 위한 간식이었다. 토요일 내내 책을 읽으면서 한 알씩 주워 먹기 너무 좋았다. 이건 진짜 누구도 주기 아까웠는데 결국 아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계속 아쉬운 마음이 들어 결국 한 봉지 더 사 와서 일요일에는 숨겨놓고 몰래몰래 먹으면서 책을 읽었다.
양도 많고, 가격도 착하고, 맛도 적당히 단짠단짠해서 내 입맛에 딱이었다.
오랜만에 맘에 드는 간식을 만난 것이 반가워서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다.
빈 봉투를 세워두고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펴 가며 그림을 그렸다. 그런 나를 보며 남편은 하다 하다 쓰레기까지 그린다며 한마디 하고 지나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만 좋으면 되지 뭐!'
다 그린 후 그림을 남편에게 보여줬더니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간다.
"잘 그린다."
그림을 그리고 아쉬운 점은 있다.
'머거본'을 노란색으로 먼저 색칠하고 빨간 바탕을 칠했어야 했는데......
중간에 문구는 좀 더 가느다란 펜으로 썼어야 했는데......
완성을 하고 난 후에야 항상 남는 아쉬움들이 있다. 그 아쉬움들은 다음 그림을 좀 더 나아지게 하는 양분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