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야소(2)

(단편소설)

by Titedios John

따가운 햇살의 7월 어느날 기억코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오후에 박영감이 콩밭 두둑에 풀을 베러 왔다. 한 참을 풀을 베고 난후 콩밭을 휘 둘러 보고는 메주콩 포기 사이를 꼼꼼히 헤집어 본다.

“아이고, 콩 꼬라지가 영 어망이네.”

“날이 가물어서 그러나. 벌레도 많고”

그리고는 콩밭옆 물통에 강물을 퍼다 삼분의 이쯤 채운다.

메주콩밭 옆에는 오래되고 낡은 벽돌색의 아주 커다란 물통이 있다.

박영감이 평소에는 물통을 뒤집어 놓고 시멘트 블럭으로 눌러 놓는다.

그러나 농약을 치기 전날에는 다음날 작업을 위해 항상 물통에다 물을 채워 놓고 간다.

큰일이다.

저녁때 대석이 마을 비상 회의를 소집했다. 다들 웅성거린다.

어린 노린재들은 상황 파악이 않됐는지 계속 떠들어 대고.

조금 지나니 서로 원망하는 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만오야! 적당히 좀 먹지....”

“박영감 농약 치는게 왜 내 탓이에요?”

“아까 박영감 왔을때 보니 댁네 애들이 눈치 없이 주변을 맴돌더니만.”

촌장 대석이 나선다.

“자. 여러분. 주목해 주세요.”

“이제와서 서로 탓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솔직히, 나도 당황스럽습니다. 이정도 콩 상태로 농약을 칠 박영감이 아닌데...”

모여서 회의를 해 본들 뽀족히 해결 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서 빨리 도망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어느 정도 노린재들의 피해는 감수해야 한다.

농약을 치기전에 콩밭 주변의 풀숲이나 덤불속으로 피했다고 한 닷세 정도가 지난후에야 다시 콩밭으로 돌아 올 수 있다. 어리고 늙은 노린재들이 잘 버티기를 바랄뿐이다.

대석이 다시 이야기 한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모두 북쪽과 서쪽에 있는 풀숲으로 신속하게 이동해야 해요.”

“특히, 어린 노린재들은 길을 잃지 않도록 나와 함께 서쪽 끝 갈대숲으로 갈테이니 명심해주세요.”

“그럼 다른 의견은 없는 걸로 알고 해산토록 하겠습니다.”

“저기요.”

그때 무리 저 끝에서 누군가 소리를 낸다. 야소다.

모두 그 쪽을 쳐다봤다가 야소인걸 보고 다시 고개를 돌린다.

야소는 말을 이어간다.

“모두 안전할 최선의 방법이 있습니다.”

모두 소란스럽다.

촌장 대석이 말한다.

“그래. 야소. 무슨 방법인지 이야기해 보게.”

“옥산강을 건너 지평들로 가면 됩니다.”

말도 않되는 소리를 한다는 듯 노린재들이 웅성 거린다.

“야소. 너도 알다시피 우리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는 저 옥산강을 날아서 건널 수 없네.”

“어떻게 건넌단 말이지?”

야소는 말한다.

“몇칠전부터 강가운데에 나뭇가지 몇개가 물밑에서 나타났어요.”

“거기다가 다같이 나뭇가지와 풀잎대를 가져다가 섬을 만들면 이를 딛고 강을 건널 수 있습니다.”

야소의 이야기는 이렇다.

요사이 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강물 수위가 낮아져 오래전 있던 모래톱 자리에서 몇 개의 죽은 관목가지가 물밖으로 튀어 나와 있어서 여기다 나뭇가지와 풀잎대로 모래톱 역할을 할 수 있는 섬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섬을 중간 디딤섬으로 이용하면 옥산강 반대편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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