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하기 딱 좋을 나이!
초등 독서 로드맵을 연재 중에 있습니다.
이제 초등 고학년 로드맵으로 들어섰네요. 제가 좋아하지만 가장 독서 활동이 힘들었던 학년이었고, 그래서 독서 활동이 잘되었을 때 참 뿌듯했던 학년입니다.
이 시기는 독서 편차가 더 벌어지는 시기예요.
"너희들이 좋아하는 책, 혹은 지금 읽고 싶은 책을 가지고 와!"
라는 숙제에 어떤 친구는 <안녕, 우주>와 같은 제법 글밥이 많은 두꺼운 책을 가지고 오고요.
또 어떤 친구는 <만복이네 떡집>을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이렇듯 독서 능력의 차이가 벌어지는 시기인 만큼 개별화된 독서 교육이 더 필요한 학년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 제가 강조하는 독서 목표를 알려 드릴게요.
따라서 "가족 독서 토론"을 권해 드립니다.
토론하기 딱 좋을 나이라니요?
의아하시죠?
12살 나이가 되면 뇌과학적으로 비판적 이해 능력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국어 교과서에 토론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요. 이때, 여러 번 아이들과 토론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토론이 왜 이렇게 재미있어요?"
대부분 아이들의 반응이 이랬습니다.
주어진 문제를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 각자 찬성과 반대쪽 입장을 펼치고 반박하고 다시 자신의 주장을 재조정하면서 마지막 변론까지 끝내는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이 집중력도 무척이나 높았고, 또 약간 아이들의 얼굴이 상기되었다고 할까요?
그동안 수동적이고 따분해하던 표정들이 점점 활기를 띄며 생기가 도는 얼굴로 바뀌는 걸 느낍니다.
이 시기에 가정에서도 가정 독서 토론을 해 본다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시작하는지 말씀드릴게요.
그림책 중에서는 주제가 명확한 그림책이 많이 있거든요. 대표적으로 초등 3학년 시기에 접했을 <사라, 버스를 타다>는 50년대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시작을 다룬 그림책이고요.
<낱말공장나라>는 돈으로 낱말을 사야 하는 판타지 그림책으로 말의 중요성을 다룬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이 번거롭다면,
저는 요즘 이슈가 되는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기를 권합니다.
<의대 증원에 관한 이슈> <푸바오 반환 이야기> 등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생각거리를 던져 주는 시사 문제면 됩니다.
토론을 하겠다고 마음먹게 되면 이야깃거리는 많습니다.
다만, 실제로 하느냐 안 하느냐가 관건인 셈이죠.
한 달에 한, 두 번 정해진 시간을 두고 아이와 간단하게 토론해 보세요. 토론을 거창하게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접근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둘째, 넷째 토요일 저녁에 아이와 함께 독서토론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5학년이 되면 꼭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3월부터 시작합니다.
그전에는 아이와 함께 책 읽기를 진행한 경험이 있어 좀 더 수월하게 계획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3월 9일 독서토론의 주제는 <그 소문 들었어?>라는 이야기책입니다. 이 책은 근거 없는 험담과 가짜 뉴스에 대해 생각해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책입니다.
여러분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소재로 토론을 할지 아이와 함께 정해 보세요.
책과 꿈을 잇다, 책꿈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