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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비내린 Mar 21. 2020

지도 기반 검색법

내가 지도 앱을 이용하는 방법

"너는 어떻게 여기저기 잘 알아?" 어젯밤 안녕 인사동에서 찍은 사진을 톡방에 올린 다음 친구가 부럽다며 얘기했다. 부산에 있을 땐 캠퍼스 밖으로 나와 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서울에 오고 난 뒤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그동안  놀러 다니지 못한 것이 한이 맺혀서였을까.

지방에서 우리 집이나 원룸에 살던 때엔 온종일 집에 있는 것이 편했다. 다리를 계속 안 써서 근육이 약해지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이제는 집에 오래 있는 게 불편해졌다. 어디라도 잠시 밖에 있다 오는 게 마음이 편해진 지금 집순이는 아닌 것 같다.

서울에 올라온 지 한 달이 안됐을 시기에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심심해서 집 근처를 돌아다녔다. 어느 정도 서울에 적응했다 싶어 유명한 관광지 위주로 다녔다. 가볼만한 곳은 다 가고 나니 할 게 없어졌다. 어디 괜찮은데 없을까 하고 지도 앱을 켜고 주변을 찾아봤다. 이때부터 남다른 습관이 생겼는데 이를 '지도 기반 검색법'이라 부르고 싶다.

이를 단계별로 나열하면 지도 앱을 켜고, 관심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고, 해당 지역을 확대해서 음식점과 카페가 보이도록 하고,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해 후기를 본다. 후기가 좋으면 즐겨찾기에 등록하고 별루면 다른 곳을 찾아본다. 이런 식으로 여러 차례 반복하면 한 지역에 5~6곳 정도로 추려진다. 이제 이 지역에 다녀올 일정을 정하고 당일에 직접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곳에 들르면 된다.

이런 식으로 어딜 갈만한 곳을 늘 모아두니 '어디 가지?'라는 고민하는 일이 없어졌다. 물론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때 어디서 놀지 정하는 것도 내 전담이 됐다. 친구가 지역마다 딱딱 내놓는 나를 보고 어떻게 잘 아냐고 신기해하자 내겐 익숙한 방식이 남들에겐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원래 용도와 다르게 카페와 맛집 목록으로 쓰게 돼버린 지도 앱을 켜며 이번 주말엔 어디로 갈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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