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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May 27. 2023

긴축의 시대를 맞이한 OTT

넷플릭스, MAX와 Disney+의 효율화

2023년 5월 23일, 스트리밍이 ‘확장’의 시대에서 확연하게 ‘긴축’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상징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넷플릭스는 미국을 시작으로 100여개 국가에서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고, HBO MAX와 디스커버리+가 통합되어 MAX로 재탄생한 날이기도 합니다. 디즈니+는 작가 파업을 이유로 상당수의 콘텐츠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거’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국 IT 전문매체 'WIRED(와이어드)'는 과장 섞인 목소리로 ‘스트리밍이 죽은 날(The Day Streaming Died)’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현지 시간으로 5월 23일 홈페이지에서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다는 내용의 공지를 게시했습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미국에서 가족이 아닌 이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낼 것입니다. 넷플릭스 계정은 한 가구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해당 가구에 해당하는 모든 이들은 집에서, 이동 중에도, 휴가 중에도 어디서든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프로필 전송, 액세스 및 디바이스 관리와 같은 새로운 기능을 활용 가능합니다.


그러면서 “계정에 등록된 기기를 확인하고, 접근 권한이 없는 기기를 삭제하거나 비밀번호를 바꾸라”라고 요청했습니다. 만약 가족 구성원이 아닌 다른 이들과 계정 공유를 원한다면 그들이 직접 요금을 내도록 새 멤버십으로 프로필을 이전하거나, 추가 회원 요금을 지불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가족 구성원이 아닌 신규 인원을 계정에 추가하려면 한 달에 한 달에 7.99달러(약 1만 원)를 내야 합니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부터 강화할 것이라 명확히 공표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발표한 날 주가가 약 2%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넷플릭스의 실적에 효과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시장조사업체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켄 레온은 금번 계정 공유 단속이 넷플릭스가 더 강력한 비즈니스로 전환되는데 촉매가 될 것이며, 더 충성도 높은 구독자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도 1분기 주주 서한에서 계정 공유 단속이 시작되면 일부 구독자의 이탈이 우려되나, 다른 나라 사례를 참조할 때 계정 공유를 단속한 것이 오히려 수익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고, 성장세도 빠르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계정 공유를 금지한 날,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도 기존 HBO MAX를 MAX로 리브랜딩 했습니다. 5월 23일 당시, 버그가 발생하여 수많은 유저들이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HBO MAX에서 HBO를 삭제하기로 한 이유는 보다 더 넓은 고객층에 접근하기 위해서입니다. HBO가 남성향 성인 콘텐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 디스커버리+는 상대적으로 폭넓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에 HBO를 제거함으로써 보다 더 다양한 포용적인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디즈니+처럼 보다 더 가족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하는 시도로 보입니다. HBO MAX의 기존 콘텐츠가 성인향이 많았다면, 새로운 MAX에서는 어린이 프로필이 존재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시청 가능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특색 없는 MAX라는 브랜드가 더 넓은 고객층을 포용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한편, 디즈니는 대대적인 콘텐츠 ‘축소’ 작업을 실행 중입니다. 5월 들어 Willow , Stargirl , Black Beauty , Magic Camp, Wolfgang 뿐 아니라 The Quest , Darby and the Dead , Everything's Trash , Dollface , Little Demon 등의 콘텐츠를 제거했습니다. 디즈니는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시청률이 저조한 콘텐츠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외부 제작자와 공동 제작을 확대하고, 픽사(Pixar), 마블(Marvel) 또는 루카스필름(Lucasfilm) 등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디즈니+에서 제거하는 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디즈니+ 뿐 아니라 MAX와 넷플릭스의 콘텐츠 축소를 빗대어 일부 언론사들은 콘텐츠의 ‘양적 팽창’ 시대가 끝나고, 대대적 숙청(‘The Streaming Purge’)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존 방송사들을 제치고 스트리밍의 시대로 바뀐 현재, 이제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천문학적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대적 비용절감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출시와 더불어 계정 공유 금지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단적인 예입니다. 2023년 5월은 스트리밍 시대의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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