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십의 조건

문제 해결사 vs. 중재형

by 경영로스팅

'글로벌 리더십'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오랜 시간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점은 어떤 시장에서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 보다 리더가 어떤 '마인드셋'으로 글로벌 사업을 임할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리더 스스로가 생각하는 역할과 비밀과 위험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가 글로벌 사업을 성공으로 또는 실패로 이끌기도 합니다.


나는 문제 해결사인가? 아니면 중재형인가?

리더가 자신의 역할을 무엇으로 생각하는지는 조직 문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문제 해결사가 빛 날 때는 조직에 큰 문제가 발생하거나 새로운 기회가 열릴 때입니다. 다만, 도를 넘는 문제 해결사 리더는 자신이 빛나기 위해 문제를 방치하거나 또는 문제가 커지도록 수를 씁니다. 반면, 중재형 리더가 빛나기 위해서는 조직원 또는 이해관계자 간에 갈등이 커질 때입니다. 도를 넘는 중재형 리더는 특정인에게 서로 다른 정보로 혼선을 주면서 갈등을 조장하거나 또는 특정인을 악역으로 몰아갑니다.


글로벌 사업에서 '중재형'은 빛을 발합니다. 뛰어난 언변을 무기로 한국인과 현지 조직원 간에 오해를 중재하는 멋진 해결사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지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갈등을 조장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드러내기에 바쁩니다. 따라서 '중재형'은 오히려 글로벌 사업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사업의 문제를 관계로 푸는 순간 관계로 관심이 고착되며 상황이 더 꼬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를 푸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문제 해결을 통해 사업 성과를 우상향 시키는 데 있습니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는가? 정보를 감추고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며,
비밀을 만들어 정보를 중계하는가?

비밀을 대하는 태도는 소통의 방식을 결정합니다. 현지 조직과는 제2외국어로 소통하다 보니, 뉘앙스의 전달이 불확실할 수 있어 더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얘기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정보의 왜곡과 오해가 늘 발생합니다. 돌려 얘기하며 예의를 차리는 순간 본질은 사라지고 매너와 톤만 남습니다. 서로에게 예의 바른 사람으로 기억되겠으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예의상 했던 '동의'가 오해를 가중시킵니다. 여기에 더해 리더가 현지 조직에게 소통하는 내용과 뒤에서 얘기하는 내용이 다르다면 리더 자신이 '험담' 문화를 스스로 조장하는 꼴이 됩니다. 현지에서 하는 미팅에서 리더가 입으로는 칭찬을 하지만, 뒤로는 메신저를 통해 손으로 비난을 하면 조직원들의 혼선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해'와 '험담'은 글로벌 사업에서 피해야 할 절대적 '악'입니다.


위험을 사전에 회피하는데 집중하는가? 위험이 있더라도 추진해볼 것인가?

위험을 대하는 태도는 조직의 유연성과 경직성을 결정합니다. 해외에서 테크 사업을 하게 되면, 말 그대로 온갖 불확실성에 직면합니다. 앞으로 닥칠 위험이 두렵다면 해외 사업은 하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건강한 결정입니다. 더 중요한 본질은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계획된 위험'을 어떻게 최소화하며 사업을 진행할 것인가입니다. 리더가 위험은 감수하지 않고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순간 글로벌 사업은 경직되고 추진 동력을 상실합니다. 글로벌 사업에서 초기 적자는 불가피하여 적정 수준의 적자를 관리하는 것도 핵심입니다. 리더가 위험을 회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로벌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사업은 불확실성과 위험의 결합체입니다. 불확실성은 무지를 인식하는데서, 위험은 예측을 통해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고, 위험은 늘 존재합니다.




리더는 자신을 '선'의 역할로 생각하는 순간 자신을 빛나게 하기 위해 '악'의 역할을 조장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 대사는 "당신은 나를 완벽하게 만들어 주어요.(You complete me)"입니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의 이 대사는 오랫동안 회자되며, 제리 맥과이어를 오랫동안 기억되게 할 만큼 강렬합니다. 하지만 이 대사가 더 인상 깊었던 영화는 '다크 나이트'에서 입니다. 조커가 배트맨을 향해 "You complete me"를 읊조릴 때 가장 로맨틱했던 대사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관념에 도전합니다. '악' 때문에 '선'이 존재한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조커는 오히려 더 큰 '악'이 존재하는 이유는 '선'이 있기 때문이라 얘기합니다. ‘선’을 추구하는 리더는 ‘악’보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사업의 성공은 결국 사람에게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얼마나 신뢰 관계를 쌓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습니다. 신뢰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조직장이니 시키는 대로 하세요’가 아니라 문제 해결사로 책임지고 나서고, 비밀을 만들지 않고 최대한 투명하게 공유하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획을 하되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경우에도 동료들을 믿고 최선을 다해 해결하게끔 믿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최소한 조직원들이 신뢰를 기반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소통하며, 그 과정에서 위험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조직장의 모든 시간을 조직원 간의 오해와 갈등을 해결하고, 비밀을 만들어 서로 다른 정보를 통해 자신만이 정보를 통제하고 있음을 과시하며,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조직원들에게 호통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글로벌 사업은 ‘실패’를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면서 놓치는 ‘실기’와 모든 것을 통제하려다 쌓이는 ‘불신’을 더 두려워해야 합니다. 글로벌 사업의 성패는 도전 정신과 신뢰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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