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시장을 공략 중인 중국 빅테크

AI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브라질

by 경영로스팅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7월 중 브라질에서 전기차 조립을 시작한다. 올해는 중국산 부품을 활용해 5만 대를 조립하고, 내년부터는 브라질 현지에서 완성차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YD는 관세 인하를 위한 브라질 정부와의 협상도 병행 중이다.

BYD는 이미 연간 15만 대 생산이 가능한 대형 공장을 브라질에 착공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시공 과정에서 노동 착취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브라질 노동당국이 조사에 나서자, BYD는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브라질에서 주도권을 넓히는 것은 중국 제조기업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플랫폼 기업들 역시 빠르게 현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내수 둔화와 부동산 위기, 미중 갈등이라는 삼중 압박 속에서 중국 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경로를 모색해왔다. 그들이 브라질을 선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브라질은 이미 한국 기업들이 공을 들여온 익숙한 시장이다. 삼성과 LG는 일찌감치 생산기지를 세우고, 안정적인 현지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러나 지금 그 자리는 화웨이, 바이트댄스, ZTE 같은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예를 들어, 메이투안은 10억 달러를 투입해 배달망을 넓히고 있고, 쉬인은 물류 거점을 세워 초고속 배송을 현실화했다. 디디는 브라질 승차 호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철저히 현지화된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런 확장은 양국 간 긴밀해진 경제 관계를 배경으로 한다. 지난 10년간 중국과 브라질의 교역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재생에너지와 광업, 전기차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 협력이 이루어졌다. 기업들은 이 구조 속에서 전략적 기회를 포착했다.

2024년 중국과 브라질은 AI 분야에서도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기술뿐 아니라 윤리, 교육 가이드라인까지 포함하며 범위를 넓혔다. AI 규범을 서구 중심으로만 바라보던 국제 논의에 또 하나의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브라질은 AI 실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2억 명이 넘는 인구와 도시 밀집 구조, 유럽보다 느슨한 데이터 규제가 기술 실험을 가능하게 만든다. 중국 기업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았고, 기술을 먼저 심었다.

ESG 전략 역시 빠르게 연동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를 세우며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과 책임이 연결될 때, 사회적 저항은 견제로 바뀐다. 브라질은 이제 자원을 넘어서, 디지털 인프라의 허브로 전환되고 있다.

물론 순조로운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이투안의 저가 공세는 브라질 정부와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왔고, 쉬인과 테무는 초저가 배송 모델로 세제 개편을 유도했다. 브라질도 결국 유럽이나 미국처럼 규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중국 기업들은 지금 브라질에서 기술과 사회, 성장과 규제 사이의 균형을 시험받고 있다. 한때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남미 시장에 도전했지만 결국 철수했고, 그 이후 한국 빅테크는 브라질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아직 시도하지 않은 시장이, 어쩌면 가장 먼저 향해야 할 곳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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