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솔직할 것

2023년 9월 29일

by 김제리


러시아의 대문호가 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무척 두꺼운 책이다. 게다가 러시아식 이름은 길고 애칭까지 있어서 읽다가 맨 앞에 등장인물 소개란을 찾아 쉼없이 앞으로 넘어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은 이유는 초반에 읽은 한 문장덕분이다.



p92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마십시오.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에 귀를 기울이는 자는 결국 자기 내부에서도, 자기 주위에서도 어떤 진실도 분간하지 못하게 되며.... (중략)



오늘만 해도 나는 모순된 인간이다. 거짓말을 양쪽으로 한다. 동복언니가 형부와 당일에 온다는 전화를 받고는 약속이 생겼다고 언니에게는 거짓말을 하고 스스로에게는 이건 나와의 약속이고 카페에 가는 길에는 친구에게 명절음식을 전해주기로 했으니 친구를 안만나는 게 아니라는 지독한 합리화.

상대가 불편한 이유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적용해보면- 내가 못돼 처먹어서다. 언니를 몰랐을 때, 엄마쪽이 재혼이었고 사실은 나보다 8살 많은 딸-나에게는 언니-이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안쓰럽고 미안하고 어쩔 줄 몰랐던 언니를 막상 만나게 되니 불편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내 문제다. 상대는 늘 자신의 삶을 살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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