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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가사리 Mar 16. 2021

심장이 덜컹, 버티지 말라는 경고

심장이 내게 경고를 보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부정맥인가. 갑작스런 기침에 약을 털어넣길 삼일째. 자려고 누운 내몸이 우주에 빨려들어가듯 쳐지더니 심장이 덜컹 거리며 잠을 깨웠다. 뒤척여보고 일어나봤지만 누우면 다시 '덜컹' 잠시동안 천장이 흔들리고 내 삶이 요동쳤다.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비로소 내가 하고싶은 게 많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버티기. 난 버티기를 잘하는 사람이다. 학창시절엔 오르지 않는 수학점수를 놓지 못하고 재수를 결단했다. 대학선 졸음을 참아가며 버텼다. 20대인데 백수라는 이유로 세상이 어둡던 시절 취업까지 버텼다. 취업 후 마이너 세계에서 구르며 버텼다. 왜냐면 하고싶은 게 저 멀리, 저 위에, 메이저라고 불리는 높은 곳에 있어서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그렇지 못했다. 현재보다 미래를 생각하며 살았다. 버티는 것만이 내 생존전략이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뛰어나게 돋보이지도 못했다. 내가 특별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부터 그저 버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억울했지만, 나같이 평범한 많은 사람들이 꿋꿋히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순간 받아들이게 됐다. 어디선가 듣게된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이야기도 버팀목이 됐다.


그런데 견디고 있다고 생각했던 스트레스가 몸에 신호를 보냈다. "너 그거 하지마. 나 얼마나 힘든 줄 아냐"고 몸을 흔들며 이야기했다. 뇌에서 떠오르면 지웠던 단어 '힘들다'가 몸에서 발현되니 그제서야 현재가 다시 보였다. 난 너무 젊은데 이렇게 그냥 늙어서 한 줌의 재가 돼 버리는 것 아닌가 위기감도 들었다. 올해로 7년째 그냥 시간을 무기로 버텨왔던 내가 잘못됐음을 깨달아버리고 말았다. 


난 그렇게 끈을 놓아버리기로 했다. 이탈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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