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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액땜

by 끼리

어제 아침부터 컨디션이 심상치 않았다.

출근 전 상비약으로 챙겨둔 타이레놀을 먹고 조금 나아진 느낌은 있었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상태가 점점 악화되었다. 오후에는 오한이 오기 시작해 난로며 난방을 풀가동 했고, 또 열이 심하게 올라 땀이

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한과 함께 근육통이 나타났고, 이때부터는 제정신으로 일은 하지 못했다. 나 혼자 일하는 날이라 꾸역꾸역 마감을 하고 다행히 야간 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어서 겨우겨우 기어서 도착했다


열을 재보니 38.1도 바로 독감검사를 했다

검사를 한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선명한 두 줄, 독감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도 출근을 해야 했기에 수액을 맞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몸이 너무 힘들기도 했다



불과 이틀 전만 하더라도 독감이 유행이라길래, 독감예방 접종 한 번도 안 맞았어도 걸린 적 한 번도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바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격이다. 반성하자


수액을 맞으면 마법처럼 나을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두통과 고열, 근육통과 오한이 여전히 지속되었다. 자고 나면 어느 정도 일은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직장에는 출근이 어렵겠다는 연락을 남기고 다시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약을 먹어야 해서 겨우 몸을 일으키고, 대충 맨밥에 물 붓고 따뜻하게 데워먹었다. 확실히 따뜻한 게

들어가니 일시적으로 목도 편안하고 숨이 쉬어졌다

약을 먹어도 열이 계속 내리지 않아 약국에 전화를 걸었다. 타이레놀을 교차복용해도 될지, 다행히 가능했고,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했다


오후 4시 무렵이 되어서야 열이 37도 정도로 내렸다. 오한도 줄었지만 무릎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여전히 걷기가 힘들다. 누워있어도, 걸어도, 앉아있어도 통증이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녁약을 먹고 이제야 핸드폰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어 글을 쓴다. 매일 글을 써보겠다며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화가 나기도 했지만 앞으로 더 좋은 일만 있을 거라는 액땜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엄청 잘 되려나 보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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