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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좋을 순 없나요

by 끼리

새해를 맞이하고 첫 번째 출근날

작년은 긍정의 마음을 유지하지 못해서 ‘올해만큼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봐야지’라고 다짐했었다


이 다짐은 집 밖을 나선 지 10분이 채 되지 않아 위기를 맞이했다. 사람으로 가득 한 버스 안에서 빈자리에 한 줄로 서서 들어가는 중이었다. 내가 안쪽으로 이미 들어간 상태에서 어깨부터 밀어 넣으며 날 밀치는 게 아닌가. 목 끝까지 욕이 올라왔지만 잘 참아냈다.


‘그래 앉아서 가라 ‘

뒤쪽으로 밀려난 채로 두 번째 위기 접근

바로 옆에 서있는 사람이 내가 잡고 있는 기둥에 등을 기댄 채 한 자리 차지한 덕분에 난 팔을 쭉 펴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를 유지했다. 연속으로 날 시험하는 걸까. 보통 사람이라면 눈치챌 만큼 밀어도 꿈쩍을 안 한다.


직장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직원 1명이 그만둬서 그 사람 몫까지 하루종일 신경이 곤두 선 채 업무를 이어나갔다.

퇴근 무렵에는 갑자기 가전에서 탄 냄새와 함께 스파크가 일어나서 급히 차단기를 내리고 수습 후 마음에 걸린 채 퇴근했다


밖으로 내뱉지만 않았지 속으로는 부정적인 생각을

한 탓에 하루가 이랬던 걸까,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기려고 하는 액땜일까. 마냥 좋을 순 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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