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동안 잦은 두통과 꿈을 꾸느라 잔 건지 안 잔 건지 모르는 밤을 지나 월요일 아침이 되었다.
온전한 컨디션은 아니지만 약기운이 있으면 그래도 일은 할 수 있을 정도 딱 그 정도의 상태까지 회복되었다. 아픈 몸이지만 출근길에 희망이 있는 건 퇴사했던 동료가 다시 돌아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간식문제로 날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던 직원이 불행인지 다행인지 두 달 만에 퇴사를 해서, 기존에 일했던 동료 중에 가장 합이 잘 맞았던 분에게 연락을 드렸다. 다행히도 다시 함께해 주기로 했고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출근하자마자 보이는 익숙한 모습, 마치 계속 일했건 것처럼 전혀 낯설지가 않다. 몇 달이 지나 그 사이에 바뀐 부분들은 있지만, 합을 맞춰 온 시간들이 있어서 그런지 길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 잘 안다.
그쪽일에 신경 안 쓰고 오롯이 내 자리에서만 업무를 보는 게 도대체 몇 달만인지 모르겠다. 속 시원한 퇴사짤을 여기에 갖다 붙이고 싶을 정도로 속이 후련했다. 역시 일 잘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또 그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또 한 번 마음에 쿡 하고 박혔다.
퇴근이 다가 올 저녁 무렵, 그동안 직장에서 쌓인 묵은 체증도, 나의 두통도 그렇게 희미하게 녹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