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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by 끼리

오늘도 창 안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에 속았다. 문 밖으로 나서는 순간 매서운 바람이 맞이해 준다. ‘얼마나 춥겠어 ‘가 ’다시 들어갈까 ‘로 바뀌는 건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래도 지도상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새로운 곳이 있으니 출발해 본다.


지도에 저장해 둔 동네 카페 중 한 곳이다. 작년 4월 이후 아주 오랜만에 집 근처 카페를 갔다. 맨날 출근길에 사가는 커피, 주말에 나가기 싫어서 배달로 주문하는 커피 말고 직접 자리에 앉아 마시는 커피는

얼마만인가.


마치 남겨둔 것처럼 딱 한자리가 있었고, 작은 가게의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요즘 무조건 마시는 라떼를 또 고르지만, 기대가 된다. 동네에 이런 카페가 있다니, 너무 늦게 알았나 싶었다.


귀여운 코스터에 딱 봐도 맛있어 보이는 라떼가 나왔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그런 구분은 못하지만 기준은 하나, 내 입맛이다. 내가 좋아하는 라떼맛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추워도 나오길 잘했어. (물론 또 나오려고 한다면 많은 고민을 할 테지만..) 오늘은 동생이 놀러 온 그럴싸한 이유가 나에게 있었다. 어떤 행동에는 가끔 그럴만한 이유가 필요할 때도 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이유가 참 적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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