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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 날

by 끼리

꿈을 꿨다

처음 간 노래방이었는데 방이 무척이나 넓었다. 한 시간을 결제하고 노래를 고르는데 처음 보는 화면 구성이었다. 인기차트를 누르면 노래 목록이 아닌 뮤직비디오처럼 노래의 영상화면이 목록으로 나열되는 형식이었는데, 한 곡을 골라서 찾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다. 5-6곡 부르는데 한 시간이 걸렸고, 시간이 끝나자 서비스 60분이 오른쪽 화면에 깜빡 비추었다. 또 시간이 주어졌으니 부를 노래를 찾아 익숙하지 않은 화면을 계속 뒤적인다. 체감상 20분 정도 조용했을까 한 곡도 못 부르고 있으니 사장님이 뭐 하나 살짝 문 사이로 들여다보는 게 느껴진다. 그렇게 두 곡을 부르고 나서야 노래방을 탈출할 수 있었다


원래 이런 개꿈은 내용이 참 생생히 기억나는 법. 지금 뭐 할지 모르겠는 답답한 상황과 내가 원치 않는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복합적인 게 노래방이라는 엉뚱한 장소로 나타난 건가 싶다. 꿈은 안 꿔도 되니 잠이라도 편하게 자게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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