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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Jan 03. 2024

K컬처에서 배우는 인생

K컬처가 글로벌 현상으로 떠올랐다. 날마다 새로운 소식이 올라오고 이야깃거리가 넘친다. 숨 가쁘게 돌아갈 정도라 불과 1년 전의 통계나 뉴스를 인용하더라도 금세 철 지난 내용이 되기 십상이다.     


다양한 장르와 분야, 수많은 작품과 스타들이 활약하는 K컬처 소식을 접하면서 3가지를 떠올린다.

1. 지금 K컬처의 핵심이라고 할 이슈나 트렌드는 무엇인가.

2.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와 성공요인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3. 단지 즐기고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내 인생에 적용할만한 점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건 3번째가 아닐까. K컬처가 잘나가지만 과연 나하고는 무슨 상관인가. 단순히 보고 즐기는 걸 넘어 내 삶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지점은 어디일까. K컬처를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느끼는 내 인생에 관한 또 하나의 생각.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          





한류에서 K컬처로     


한류의 출발은 대개 1990년대 후반으로 본다. 기록을 세운 작품과 스타를 보면 공교롭게 시기가 비슷하다. 대중문화의 3대 장르가 주도했다. 드라마(<사랑이 뭐길래>, 1997), K팝(H.O.T., 1998),  그리고 영화(<쉬리>, 1999). 임팩트와 파괴력은 K팝이 앞서고, 지속성과 저변의 힘은 드라마와 영화가 뒷받침한다. 지금까지 한류와 K컬처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이들이다.     


한류는 ‘변방의 북소리’처럼 문화판의 주류 바깥에서 하나의 가능성으로 미미하게 시작했다. 2010년대를 거치면서 점차 주류 내부의 한 경향으로 부상하고 2018년 무렵 이후에는 글로벌 문화현상이라는 주목할 만한 위치로 떠오른다. K라는 브랜드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2000년대 초에 형성되어 2020년 이후 사회 전 분야로 확산하는 ‘K담론’으로 확고히 자리 잡는다.     


한류를 이끌어온 대중문화의 3대 천황


       

문화현상과 개인의 성장     


인류 역사를 보면 문명과 국가의 흥망성쇠는 자연스럽다. 절대 강자나 영원한 제국도 없고, 권력과 패권은 시대에 따라 순환한다. 역사의 패러다임 이동과 함께 문화 현상도 지역적 세계적으로 다양한 발자취를 남긴다. 우리의 삶 또한 나날이 변화하며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고 있다.      


인류의 긴 역사에 비하면 한류와 K컬처는 불과 20여 년에 불과하다. 얼마나 지속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K컬처는 여느 문명이나 국가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과 특성을 보인다. 짧은 시기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압축성장의 모델국가인 한국은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문화를 선보였다. 지역성과 세계성을 함축한 새로운 시도로 지구촌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이다.    

      

K컬처의 성장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가슴은 때로 웅장해진다. 문화 역량과 국가 위상이 높아지는 걸 보며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K컬처는 그냥 기분만 좋은 걸까. 이런 문화현상, 사회현상이 나라는 한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인생의 역사     

  

문화의 변천을 보면 개인의 성장과정과도 유사하다고 느낀다. 연약한 존재로 태어나 걸음마를 배우면서 하나씩 세상을 배워가는 게 인간이다. 성인이 되고 부모로부터 독립하면서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이런 과정에서 숱한 방황과 좌절,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다. 고난 끝에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에게뿐만 아니라 주위의 인정을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추종자에서 선도자로 위치가 바뀌면서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니까. 


개인적인 얘기로 돌아와 본다. 4km를 걸어야 학교에 갈 수 있는 남도의 한 산골에서 태어난 나는 살면서 이동이 잦았다. 군 단위에서 광역시와 특별시까지 진출하고, 해외에서 연수도 했다. 로컬에서 내셔널을 거쳐 글로벌까지 세상을 맛본 셈이다. 나만 특별한 걸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인만큼 급변하는 현대사를 살아온 민족은 없을 테니까. 지역과 공간, 시대와 상황을 가장 압축적으로 살아온 게 바로 한국인 아닌가. 그게 바로 K컬처의 정수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낯을 많이 가리고 내성적인 나는 성장이 더딘 아이였다. 그런 내가 서울로, 해외로 오가면서 조금씩 몸도, 마음도 크기 시작했다. 여전히 부족하고 서투른 구석뿐이지만, 그래도 주위를 돌아보며 살고 있으니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 사람들은 예순은 되어야 철이 든다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나의 성장 또한 인생의 시간을 통틀어 차근차근 진행됐던 것 같다. K컬처 같은 문화현상처럼 현재의 나 또한 축적의 시간이 만들어낸 선물인 것이다.     


내가 태어나 자란 남도의 어느 산골, 2008년 새로 들어선 집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K컬처로 나답게 살기       


K컬처의 인기 요인,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또한 진짜 나, 주체적인 나를 키운 건 무엇이었을까. 서로 닮은꼴이 많은 것 같다. 이제 그런 부분을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K컬처의 강점, 놀라운 매력을 만들어낸 원동력을 찾아보고, 동시에 우리의 인생을 찬찬히 돌아보는 것이다.     


K컬처를 단지 즐기고 애정하는 데서 나아가 나의 일상과 삶의 활력소를 만들어가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는 바로 K컬처와 내 인생의 성장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서 K컬처를 대하는 모습을 3단계로 나누고, 이에 맞춰 우리 인생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구상해 본다.      


 



K컬처를 접하고 즐기는 1단계, 좀 더 깊이 있게 그 의미를 탐색하는 2단계, 그리고 K컬처의 강점을 내 인생의 성장에 적용하는 것이 3단계다. 1, 2단계에서는 분야별, 장르별로 K컬처를 이해하는 다양한 접근과 분석을 시도해 본다. 이를 통해 3단계에서는 우리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실행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한다. 삶과 일의 방향을 결정하는 궁극의 기획, 자유롭고 풍부한 인생을 위한 나만의 콘텐츠 개발, 다채로운 색깔과 방법론을 만들어내는 마케팅과 소통  등. 이는 바로 '나답게 사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과 같다. 



지속가능한 K컬처와 인생


K컬처의 발전상을 우리 자신의 인생에 체화하고 내면화하는 작업은 K컬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길이 될 수 있다. K컬처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반영한 것이고, K컬처와 한국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K컬처는 단순히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내 인생의 믿을 만한 친구이자 동지가 된다. 또한 유능한 멘토나 조언자로 활용할 수 있다. 바로 'K컬처와 인생'이 서로 의미 있게 만나고, 또 함께 가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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