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그 일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새벽 5시 12분,
시설물 낙하로 인해
광운대~청량리역 간
1호선 전동열차 운행 일시 중지.
12시 복구 예정.
시민들께서는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It's 재난문자 드림
그렇게 어머니는 당연하다는 듯이 매일 뭔가를 만들었다. 그렇다고 맛이 획기적으로 나아지거나 갑자기 나빠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 (중략)
스무 살의 내가 역전 근방에서 매일 몇 편씩, 때로는 몇십 편씩의 시를 노트에 쓸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를 비롯한 동네 가게 주인들의 세계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획기적으로 나아지지도, 그렇다고 갑자기 나빠지지도 않는 세계 속에서. 어떤 희망이나 두려움도 없이.
마치 그 일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일하는 사람들의 세계 속에서.
김연수 작가 <소설가의 일> 中
마치 그 일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처럼
일하는 사람들의 세계 속에서.
매일 글을 쓴다. 한순간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이에 신인,
즉 새로운 사람이 되는 비밀이 숨어 있다.
김연수 작가 <소설가의 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