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하필왈리 역유인의이이의
-하필이면 이를 말씀하십니까? 다만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 양혜왕 장구 상(梁惠王 章句 上)
맹자의 첫 머리입니다. 위나라의 혜왕을 만난 맹자는 자국을 이롭게 할 방도를 가져왔냐는 혜왕의 말에 당돌하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위나라 혜왕이 양혜왕이라는 호칭으로 널리 알려진 이유는 그가 수도를 안읍에서 대량(安邑)으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약육강식의 전국시대에 모든 권력자의 욕망은 단순했습니다.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부국강병과 국부 창출, 그리고 국가 경쟁력 제고입니다. 양혜왕도 다르지 않습니다. 위나라를 방문한 시대의 사상가 맹자를 맞이한 그는 시대의 철학에 맞는 고견을 듣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누추한 나라까지 방문해 준 맹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비즈니스 미팅이 그러하듯 상대를 높이는 것으로 관계는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맹자의 말은 늘상 국익을 부르짖는 우리나라의 가짜 정치인들과 가짜 리더의 허위를 까발리는 맛이 있습니다. 어질지 않고 의롭지도 않은 자들이 권력을 잡고 떠드는 국익이란 실상은 사익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지요. '담백한 주역', 일상의 논어', '담백한 도덕경'에 이어 '당당하게 살고 싶다면, 맹자'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존과는 달리 맹자의 내용 중 우리가 꼭 알고 되새길 만한 가치가 있는 대목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맹자의 방대한 내용 전체를 다 다룰 필요는 없어 보이니까요.
*오늘 이 사진은 뭔가 선을 넘은 듯한 굉장히 기괴한 느낌을 주네요.
(출처: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