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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 Jan 18. 2024

국밥처럼 든든한 스타트업 홍보 지침서

책 <왜 내가 쓴 보도자료는 게재되지 않을까?>

홍보의 거의 모든 것, 545p 한 권에 뚝딱
오랜만에 만난 ‘돈과 시간 아깝지 않은’ 업무 관련 도서
후루룩 읽어보고 우리 회사에 필요한 것부터 실천해 보자



옆자리에 계신 대표님이 “저 이번에 책 샀어요~” 하며 제목을 보여주셨다. 홍보 업무를 조금이라도 알아둬야 협업할 때 좋을 듯해서요~ 하셨는데, 아무래도 협업의 주체=보도자료 작성을 하는 나부터 읽어봐야 할 것 같아 슬쩍했다. 제법 묵직해서 독서대 없이 읽기 어려웠다. 하지만 무게와 두께를 감수하고 읽을 만큼 내용이 실했다. 오랜만에 내돈내산해도 아깝지 않은 업무 관련 책.


나는 홍보 담당자가 아니다. 커리어를 시작하고부터 쭉 콘텐츠 마케터였다. 그런데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만 다녀서 그런가, 보도자료 작성과 배포는 항상 내 업무였다. 글 쓰는 마케터인 만큼 어려울 건 없었다.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질 기자 목록을 정리하고, 깔끔하게 작성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몇 군데 실리면 뿌듯한 마음으로 아카이브했다. 이 정도면 대개 충분했다. 브랜딩과 마케팅에 필요한 최소한의 업무 실행이었다.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에는 홍보 담당자가 없다. 인력도 자본도 부족한데 홍보를 전담하는 사람이 합류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 그래서 나처럼 글 쓰는 사람이 간단한 언론홍보를 맡곤 한다. 문제는 이 경우 보도자료 작성이랑 배포 정도만 가능하다는 거다. 기자와 관계를 맺고 기획기사를 쓰는 방법은 감조차 잡을 수 없다. 배울 사람이 없으니까. 하지만 B2B나 B2G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 입사한다거나, 돈 없이 신뢰를 쌓을 브랜딩 방법을 찾는다면 결국 홍보를 기웃거리게 된다.



언론홍보는 영업에 큰 도움을 준다. 특히 기업과 공공기관은 의사결정을 할 때 언론 기사를 많이 참고한다.

"지난 G사 계약 기사 배포 이후로 S, L을 포함한 대기업들에게서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관련 보도자료 게재 후 홍보 담당자가 한 말이다. 기사 게재 후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지면 영업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기사를 첨부해서 콜드메일을 보내면 회신율이 5%나 됩니다. 콜드메일만 보낼 때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어느 대표의 말이다. 콜드메일 회신율을 높여주는 데도 언론 기사가 큰 역할을 한다.

- 조광현, <왜 내가 쓴 보도자료는 게재되지 않을까?> 중


이 책은 그 기웃거림을 끄덕거림으로 바꿔줄 거의 모든 내용을 담았다. 보도자료 작성은 물론, 기자와 관계를 맺고 기획기사/인터뷰/칼럼을 게재하는 방법까지 나와 있다. 가장 좋았던 건 단순히 ‘이렇게 하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이유가 있으니 이렇게 하면 좋다'는 것까지 자세히 알려준다는 점이다. 보도자료 배포는 오전 9시쯤 하라는 말은 인터넷에도 가득하다. 하지만 ‘기자의 하루 일정은 대개 이러저러하니 이때를 피해 오전 9시에 배포하면 좋다’는 말은 이런 책이 아니면 접하기 힘들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보도자료를 실어준 기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라’였다. 수많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도 이런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대화를 나눠본 적 없는 사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바쁠 텐데 메일을 보내는 게 더 싫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작 기자들은 감사 인사를 남기는 걸 예의라고 생각하는 줄 몰랐다.


책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니 모든 것들을 시도하긴 어려울 거다. 하지만 쭉 읽어보고 우리 회사에 필요한 것들만 골라내도 책값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회사 책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자. 탄단지 균형 잡힌 국밥처럼 든든할 거다.


+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딱 한 명 봤다. 기사를 실어준 기자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사람. 그게 우리 회사 대표님이다. 홍보 업무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하는 건 나뿐인 듯싶다….



*읽은 책을 정리하는 네이버 블로그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글입니다. 스타트업/마케팅 관련 책이라 브런치에도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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