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나름 친했던 사람들 마음을 터 두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날 때의 참담한 마음과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의 어느 중간 즈음을 경험하는 순간들이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그렇다고 정을 안 나누며 살 수는 없는 나약한 인간인지라. 그게 나인 것을.
일을 마치고 지나치던 어느 카페의 모습. 부러 먼 길 찾아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내게 저녁을 사주고 가던 그의 뒷모습. 끼니도 못 챙기게 바쁜 나를 보며 안타깝다는 말을 자주 했던 그 사람. 사랑은 지나고 나면, 아주 작은 시간도 그 추억을 되돌아볼 틈을 주지 않는다. 빨리 이별의 그늘에서 박차고 나오라고 시간의 수레바퀴 위 절대자가 채찍질하는 것처럼. 그렇게 인생은 또 흘러간다. 그리고 그건 아마도 연인 아닌 사람 사이의 인연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사람들은 친한 관계였다가도 서로 거리가 사이에 생기면 서서히 한 올 한 올 실 풀리듯 멀어져 가기 마련이다. 우리가 하는 수 없이 거리 속의 무게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돌이켜보면 모두 어딘가 조금은 쓸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돌고 도는 건 아쉬움에 나누는 전별(餞別)이라기보다는 따뜻한 마음 아닐까. 내 당신과의 나날을 기억할 테니 좋았던 기억 잊지 말아 주시오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