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적인 언어-
"낑낑.. 깨갱"
아침부터 하풍이의 비명소리가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하풍이는 우리 집 풍산개 이름이다.
-아무리 짐승이래도 내 집 안방 한가운데 똥을 싸란 말입니까.. 풀어주세요.
저도 배설만큼은 은밀하고 눈에 안 띄는 사적인 공간에서 하고 싶습니다. -.
-안 속아, 이 놈아! 은밀하고 사적인 곳이 저 앞집 선생님 꽃밭이냐.
니 동네방네 싸지르는 배설 때문에 동네 사람들에게 원성을 얼마나 들었는지 아냐.-
그러나 포기할 만도 한데 아직도 배설할 때가 되면 낑낑대고 난리 한바탕을 친다.
무너진 몸은 남. 녀 구분이 없었다.
배설이나 목욕... 같은 행위는 은밀하게 자신 만의 사적인 공간에서 비공개로 행할 수 있어야
최소한의 인간 존엄이다.
아기가 태어나 , 눕고, 뒤집고 엎어지다가, 기다가, 앉다가, 드디어 서고, 걸어서
그게 인생인 것 같다.
그래서 육아의 한 획을 긋는 것이 이 배설을 제대로 독립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드디어 손녀가 기저귀를 졸업하고 속옷 팬티를 입었다.
손녀가 말을 알아듣고 자기 의사 표현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손녀 대소변 훈련의 적기라고
생각을 했으나. 딸은 대소변 훈련 시기가 아직 아니라고 느긋했다.
-말귀 알아들을 때....-
라는 애매모호한 내 생각의 언어는
- 대근육 소근육 이 충분히 발달되었을 때......-
딸의 차분한 전문가적 언어에 바로 꼬랑지 내리고 딸의 말을 수긍하며 손녀의 근육발달을 기다렸는데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대소변을 가려 기저귀를 완전히 떼게 되다니..
육아의 단계 중에서 가장 핫하고 중요한 한 시기를 무사히 넘겨 버렸다.
여동생도 태어났다. 동생의 태명은 파니다. 추피책에 나오는 추피 동생 이름이다.
나 만이 살았던 손녀의 내면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살기 시작한다.
동생인 파니가 내 안에 들어오면 엄마 아빠의 관심을 뺏길 까 봐 불안하다.
무섭기도 해서 잘 운다
내 안에 들어오신 할머니는 늘 내가 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할머니는 늘 괜찮다고 말 하신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약을 드시면서. 할머니가 흘리고 떨어트린 약통을 주워 가져다 드리려다 할머니가 파니에게 뽀뽀하는 걸 보면 나에 대한 할머니 마음이 식었나 불안하다.
파니야 약 먹어. 파니에게 잘해야 부모님이 날 예뻐한다.뒤죽박죽 내 안은 혼란이고 복잡하다.
할머니 맛있어요!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아버지가 가르쳐 준 인사말
이모할머니 집에 가서도 한다.누군가 먹을 걸 사주거나 같이 먹으면 하는 말.
내 말로 했던 내 인사말은 잊었다. 인사말은 나 아빠 친구 ...세상 모든 사람들이 쓰는 걸 써야 한다
는 것을 배웠다
손녀의 사회적인 첫 번째 인사말을 기록한다
세상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손주들만큼 주고받는 선물도 많더구나. 할머니 친한 친구분 중 한 분은 한 달에 한 번씩 손주들에게 증권을 사 주더라. 또 너네 본가에서는 니 돌 때 돌아가시고 안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네가 태어나면 주라고 꽤 많은 금붙이를 주는 걸 보았다. 또 니 본가 작은할아버지는 태아보험을 들어주고 ,.. 니 명품 옷도 사주고..
가진 것 없는
할머니는 너에게 네가 가장 순수한 마음이었을 때 언어기록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