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
100세 되는 노인인 친정엄마는 91세때 내 김장을 마지막으로 살림에서 정식으로 은퇴하셨다.그 은퇴도 나의 싸가지 없는 막말과 갑질이 아니었음 더 하셨을 지도 모른다. 엄마의 존재 의미가 자식들 중 가장 살림 어설픈 내 일 도와주는 것에서 느낀다고 생각해서 참다가 독한 맘먹고 거절해서 끝이 났다. 거절했던 그날은 워낙 특별한 날이라 브런치에 기록도 했었다.
"아이고 .못 가요. 눈이 많이 쌓여서...
이제 정말 안 챙겨도 된다니까.. .엄마.!!!제발 ..엄마나 드시라니까."
그날도 91세의 친정 엄마는 전화를 하셨고 내 입에선 싸가지없는
갑질 언어가 터져 나왔었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해 겨울은 큰 눈 없이 지나가나 했는데 하필 그날은 새벽 무렵부터 내린 눈이 금방 쌓였고
호숫가 차실 길은 인적이 끊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내 생일 날이었다..생일이 설 명절과 겹쳐서 해마다 이 때가 되면 밑반찬들 그리고 메인메뉴... 갈비찜 ,각종 전손질한 생선들 데친 나물들,...
명절음식을 가져가라는 친정 엄마 전화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나는 더이상 받을 수 없다고 내가 나이가 몇인데 ...했고
. 내가 내년까지 살겠나 ..몇 년 째 똑같은 레퍼토리를 엄마는 읊으셨다
프라이팬과 냄비에 물과 불만 살짝 첨가하면 완성되게 만든 즉석 음식들 ..내 가사노동을 극도로 줄이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 지 ..그 노고가 보이는 차마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싸한 엄마표 먹거리 종합선물세트를 기어이 받아왔었다
" 너는 공부나 잘 혀... 에구 돈 버느라 애쓰는데..."
나의 육아, 살림의 노동을 대신 짊어지셨던 엄마.
마법의 멀티 머신같던 그 손도 언제 멈춰질 지 위태위태함을 느끼고 눈물을 훔쳤다.
.
알량한 생활비 대준다고 나 몰라라 도피하고.머리만 비정상으로 발달한 무능한 내 손.
김치 하나도 제대로 못 버무리는 내 손은 염치없고 한심하다 못해 자괴감 까지 들었다
. .
올 한해만 이다. 내년엔 내가 이런 거 하겠냐 ...
그놈의 한 해 한 해...가 어느 새 여기까지 ........
91세 은퇴하며 이제 홀가분하게 내일이라도 저녁밥 잘 먹고 밤새 안녕하며 죽고 싶다던 엄마의
마지막 로망은 끝내 이루지 못하시고 이제
100세가 가까와져 치매니 우울증이니 자식들에게 억울하게 난도질당하기도 하고
.요양원 요양병원, 주간보호센터...집아닌 집에서
갈팡질팡 불안하게 부유하고 있는 중이시다. 뿌리내리시지 못하시고..
구해줘 홈즈 프로를 보면 사람들의 집에 관한 로망이 어쩜 그리 다른지...그리고 어쩜 그리 적극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잘 찾아서 집을 구하는지 감탄하곤 한다. 그러나 젊고 싱싱한 젊은이들 주거지 소개이지 노인들 주거지는 없다. 역시 노인은 NO 人 이네.
70세가 되가는 100세 노인의 딸도 이제 병원 가까운 도시로 주거지를 옮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구해줘 홈즈는 물론 유투브도 열심히 보는 중이었다.시장 마트 가깝고 도서관 가깝고...
그런데 70세 노인은 자기집은 커녕 100세 되는 노인의 집을 급히 구해야 한다
지금 사시는 집은 혼자 살기에 딱 맞은 16평 아파트로 같은 아파트 단지에 큰 평수의 아들네가 살고있다. 살림은 따로지만 양로당을 오가며 하루에 한번씩 들리는 외아들의 체조훈련과 마사지를 안부인사로 그런대로 잘 지내셨다. 그러나 어느날 설사를 하시고 속옷이 그냥 방바닥에 내동댕이 진 채로 던져지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