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에 '디자인'이 필요하나요
흔히 프레젠테이션을 디자인한다고 하면, 사족(蛇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의 '디자인'은 '쓸데없는 짓'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디자인' 분야에 대한 오해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 디자인 전공자들은 '디자인'이라는 것은 단순히 보기 좋게 예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해버립니다. 분명히 '디자인'이라는 것은 시각적으로 정돈되어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것은 너무나 1차원적인 접근 방법으로, '디자인'은 단지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디자인에 관련된 속담으로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라는 속담이 비유되곤 하는데, 저는 이 속담의 비유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떡을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게 디자이너의 일이 아니라, 떡을 제대로 먹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디자이너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이라는 것은 단순히 슬라이드를 예쁘게 꾸미는 작업이 아닙니다. 프레젠테이션을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프레젠테이션 할 주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함축하여 왜곡 없이 정확한 정보를 시각화시키는 것으로, 발표자가 청중들에게 전달하고 자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은 예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정리'하는 것이 바로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핵심입니다.
이 때문에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전에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전달해야 하는 핵심 내용에 대해 명확히 이해한 후에 디자인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첫 번째 무조건 예쁘게!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을 단순하게 '예쁘게 꾸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단순 꾸미기에 집중합니다. 흰색 슬라이드에 검은색 글씨로 디자인을 해두고 보니 무언가 심심하고 밋밋해 보이니 컬러를 다채롭게 바꾸기 시작합니다. 컬러를 바꾸다 보니, 트렌디한 컬러를 찾게 되고 그에 따라 알 수 없는 내용과 하등의 관계도 없는 파스텔컬러를 넣어 전체 프레젠테이션 주제에 맞지도 않는 화려하고 예쁘게 장식된 디자인이 나옵니다. 이렇게 완성된 디자인은 잘 꾸며져 보일 수 있겠지만, 발표의 흐름과 내용과 맞지 않은 과한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맥락없는 디자인 템플릿(template)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디자인 템플릿'에 의존하려고 합니다. 자신의 프레젠테이션 내용은 대충 다 정리는 끝났는데, 무언가 허전하고 심심하게 느껴지니, 이것을 보기 좋게 감춰줄(것이라고 믿는) 디자인 템플릿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은 그 프레젠테이션 주제에 맞는 맞춤 옷을 제작하는 과정입니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끼워 입힐 수 있지만, 그것도 어쩌다 (아주아주 가끔) 맞아떨어졌을 때나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어도 아무 데나 끼워 입히면 그만큼 이상한 광경도 없습니다. 어느 발표 주제와도 꼭 맞는 마법 같은 템플릿 디자인이 있다면 저도 한번 가져보고 싶지만 이런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정말 '디자인'이라는 것은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영역일까요? 여러분들의 주변에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무엇이든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세요. 여러분들 주변에 있는 좋은 디자인들은 그것을 좋아 보이게 만드는 디자인 규칙을 (남몰래) 따르고 있습니다. 좋아 보이는 디자인에는 '디자인 Rule'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든 이 디자인 규칙만 알면, 누구나 쉽게 디자인에 대해 접근해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은 공기와도 같아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는 없지만, 관심만 가지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시 '디자인'을 요리에 비유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제일 처음 요리를 시작할 때 기본 재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설탕은 '달고', 소금은 '짜다'와 같은 기본적인 이해 말입니다. 이런 기본이 이해가 되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며 응용해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도 이런 요리와 마찬가지로 몇 가지 규칙들이 존재합니다. 그 규칙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이 규칙을 터득하고 실제 생활에 녹여낼 수 있습니다. 요리가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 엄마도, 아빠도 유튜브를 찾아보고 따라 하는 게 요리입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가지 방법만 알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습니다. 요리를 위해 설탕과 소금과 같은 기본 조미료들이 있는 것처럼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에도 이런 감칠맛을 더해주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에서 꼭 필요한 디자인 재료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래 이미지는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바이블로 평가되는 애플 프레젠테이션의 갈무리입니다. 아래 이미지들을 보면서,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을 하려면 어떤 디자인 재료들이 필요할지 느껴봅시다.
애플의 프레젠테이션처럼 한 편의 완결된 프레젠테이션이 되려면, 슬라이드마다 어떤 디자인 요소들이 필요할까요? 일반적으로 완결된 프레젠테이션에는 보이지 않는 1) 그리드와 레이아웃을 품은 2) 슬라이드를 기본으로, 3) 폰트, 4) 컬러, 5) 이미지, 차트와 그래프 등의 6) 인포그래픽, 동영상과 같은 7) 멀티미디어 소스들, 그리고 8) 애니메이션으로 만 완성됩니다.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을 위한 8가지 재료들의 특징과 디자인 규칙들을 통해 누구나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앞서 비유했던 요리와 마찬가지로 이 디자인 재료들은 단독으로 사용도 가능하지만 적절한 조합을 통해 더 완벽한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이 슬라이드 디자인 재료들로 어떤 디자인을 할 수 있을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Comming soon!)
애플 역대 스페셜 이벤트 보기 (한글지원)
https://www.apple.com/kr/apple-events/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정석 애플 키노트 프레젠테이션 스타일 분석 글
https://brunch.co.kr/@forchoon/219
https://brunch.co.kr/@forchoon/257
https://brunch.co.kr/@forchoon/282
지난 2년간의 글들을 모아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이렇게 하면 되나요?>(출판사: 제이펍)라는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더 다듬어진 글들과 더 풍성해진 예제들은 아래 책을 통해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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